여행사 가격 광고 믿었다간 `낭패`

 한국소비자원(원장 박명희)은 여행실적 기준으로 상위 20여 업체들의 해외여행상품 가격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개 업체 모두 인터넷 홈페이지, 신문광고에 표시된 가격 이상을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22일 밝혔다.

 14개 업체는 ‘각종 공항세’와 ‘유류 할증료’ 명목으로 추가경비를 징수했고 6개 업체는 올해 1월에서 2월 사이 인상된 유류할증료를 별도로 징수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유류할증료 인하분을 반영한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특히 하나투어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온라인 상품이 추가 경비 때문에 더 비싼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동일 조건의 상품에도 업체별로 표시가격과 추가경비가 제각각이었다. 이에 온라인상 가격순위와 실제 가격순위도 전혀 다른 상태. 예를 들면 동남아여행지 ‘필리핀 세부’를 내 놓고 있는 13개 업체의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표시가격이 가장 저렴했던 ‘온라인투어’(36만 9000원)가 추가경비를 포함한 실제가격은 62만9000원으로 두 번째로 비쌌다.

 추가경비를 포함하면 실제 부담비용이 두 배에 달하는 여행업체도 있다. 롯데관광 중국상품의 경우 최대 88%의 추가경비를 부담해야 한다. 7개 업체는 표시가격의 절반이 넘는 추가경비를 지급해야 한다.

 또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3월 업체들이 주요 일간지에 게재한 신문광고를 조사한 결과 중요사항을 정확히 기재해야 하는 ‘광고사항 고시’를 지킨 업체는 ‘모두투어’ 단 한 곳에 불과했다. 특히 ‘롯데관광’, ‘온라인투어’, ‘여행매니아’ 등 3개 업체는 소비자의 눈에 드러나는 위치에는 ‘추가경비 없음’이라는 문구를 표시하고 개별 여행상품에 깨알만한 글씨로 추가경비가 있다고 표시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소비자원 측은 지적했다.

정진욱기자 c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