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우 체제 이후 첫 조직 개편에서는 예상대로 ‘이윤우 색깔’이 그대로 묻어났다. 기존 사업부끼리 경쟁을 통한 발전보다는 사업부 통폐합과 협력을 기반한 시너지를 택했다.
겸임 보직을 모두 없애 사업부장 책임제를 더욱 강화했으며 해외 법인 담당 임원을 비교적 큰 폭으로 교체해 이윤우 체제에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영을 더욱 강화할 의지임을 분명히 했다.
◇‘정보통신총괄’ 역할 높아져=정보통신총괄을 축으로 사업부를 크게 재편했다. 디지털미디어(DM) 산하의 MP3·PC·셋톱박스 사업 등을 모두 정보통신 쪽으로 옮겼다. MP3는 특히 총괄 산하의 독립사업팀으로 운영한다.
이는 정보통신이 보유한 모바일 기술과 세계 정상의 브랜드 파워, 디자인 등 유무형 인프라를 공유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PC사업을 통신 쪽으로 이관한 데는 IT제품의 모바일화와 복합 단말기 비중 급증 추세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반도체·통신과 함께 삼성 매출의 큰 축인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가 도맡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디지털TV용 컨버전스 제품인 홈 시어터·DVD플레이어·블루레이 디스크 사업은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로 통합됐다. 세계 1위 디지털TV 경쟁력과 노하우를 접목해 TV와 동반 성장을 노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독립사업부로 운영하던 생활가전사업부는 DM총괄 산하로 들어갔다.
◇사업부장 독립성 강화=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주력 사업 분야의 책임자도 보강했다. 박종우 DM총괄 사장이 겸직하던 디지털프린팅사업부장은 지난해 9월 삼성전자에서 영입한 GE 출신의 최치훈 고문이 새로 맡았다. 최 사장은 GE 본사 임원 출신으로 삼성전자 입사 후 대형 B2B사업 추진 등을 지원했다.
권오현 사장이 맡았던 시스템LSI사업부장은 SOC개발실장으로 근무해온 우남성 부사장이 담당한다. 우 부사장은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에서 주로 통신용 반도체 칩 설계를 담당해온 엔지니어 출신이다.
AV사업부장을 담당했던 전동수 부사장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으로 이동했다. 핵심 사업인 메모리사업의 재도약을 위한 중책을 맡게 된 셈이다.
이 밖에 신임 동남아총괄에는 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팀장을 담당했던 하윤호 전무가, 중남미 총괄에는 이태리 법인장인 유두영 전무가 각각 임명하는 등 해외 법인장의 보직이 바뀌었다.
◇연구소는 3단계로 재편=전체 R&D 조직도 크게 손봤다. 종합기술원을 기술총괄 산하로 옮겨 전사 R&D조직을 ‘기술총괄 - 총괄 연구소 - 사업부 개발팀’ 3단계로 재편했다. 이는 R&D 부문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미래 대비 선행 연구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기술총괄은 전사 원천기술, 신수종 분야 기술연구를, 각 총괄 연구소는 해당사업 핵심 기술 선행 확보를, 사업부 개발팀은 현재 혹은 차세대 제품개발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이번 개편에서는 협력업체와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상생협력실’을 신설했다.
강병준·양종석기자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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