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쇠고기 협상과정을 ‘사과’하고 17대 국회에서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 처리를 거듭 요청했다. 대통령 취임 87일 만의 일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이 점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농업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선 이미 폭넓은 지원 대책을 마련해 놓았고 앞으로 추가대책도 강구할 것”며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수입을 중단하는 주권적 조치도 명문화했다”고 민심을 달랬다.
이 대통령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경쟁국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통상조건을 확보해야 하며, 그것이 곧 한미 FTA”라며 17대 국회에서의 비준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년에 대해 “세계 경제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동안, 우리 경제는 그 흐름을 타지 못했다”며, 최근 유가, 식량 원자재 가격 상승, 미국발 금융위기, 세계적인 물가 급등 등으로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경제의 70% 이상을 대외에 의존하고 통상교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라면서, “한미 FTA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 “30개가 넘는 일자리가 새로 생겨난다”며 한미 FTA를 활용한 위기 극복을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은 비준동의안만 통과시키면 되지만, 우리는 후속조치를 위해 24개의 법안을 따로 통과시켜야 한다” “17대 국회에서 이미 무려 59차례나 심의했다” “공청회와 청문회도 여러 번 거쳤다”며 국회를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5월 국회를 요청한 것은 바로 이(FTA 비준 처리) 때문”이라며, “여야를 떠나 부디 민생과 국익을 위해 용단을 내려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이후 대국민 상대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오는 6월 5일 국회 개원연설, 다음달 3일 취임 100일을 기해 국민과의 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김상룡기자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