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가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략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적 인지도를 가진 해외 콘텐츠를 사서 온라인게임으로 만든 후 이를 다시 해외에 수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든 온라인게임은 콘텐츠를 사온 가격보다 훨씬 많은 부가가치를 낸다.
따라서 해외 판권을 국내 게임 업체가 갖고 있다면 해외 콘텐츠를 이용한 온라인게임 제작은 소재 빈곤에 허덕이는 한국 게임 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드래곤플라이나 넥슨, 온미디어, 네오위즈게임즈 등은 해외 유명 콘텐츠를 이용한 온라인게임을 활발히 만들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배표 박철우)는 일본 SNK플레이모어와 손잡고 과거 전자오락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메탈슬러그’와 ‘킹 오브 파이터즈’ ‘사무라이 스피릿’을 온라인게임으로 만들고 있다. 소재는 일본에서 사왔지만 온라인게임의 해외 판권은 드래곤플라이가 모두 갖고 있다.
박철우 사장은 “국내 온라인게임의 가장 큰 약점은 소재 부족”이라며 “수십년 동안 쌓아온 외국의 콘텐츠는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을 만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또 “일부에서 해외 콘텐츠로 온라인게임을 만들면 우리나라가 게임 하도급국이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이는 표면만 보는 섣부른 판단”이라며 “해외 판권을 갖고 있다면 이는 분명히 새로운 수출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넥슨(대표 권준모)이 미국 밸브의 카운터스트라이크를 소재로 만든 온라인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은 이미 대만과 중국에 수출 성과를 냈다. 대만 감마니아가 6월 초부터 현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중국은 현지 실정에 맞도록 넥슨과 세기천성이 게임을 수정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넥슨재팬에서 조만간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온미디어(대표 김성수)는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케로로’를 들여와서 온라인게임인 ‘케로로파이터’와 ‘케로로레이싱’으로 만들었다. 이 회사도 중국과 대만을 비롯해 아시아 9개국의 판권을 갖고 있다. 장진원 온미디어 본부장은 “케로로 캐릭터를 들여오는 데 들인 금액은 5억원 미만”이라며 “온라인게임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 수십배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최관호)는 세계 최대 게임 업체인 EA와 현재 개발 중인 ‘NBA 스트리트 온라인’ 및 ‘배틀필드 온라인’ 외에 2종의 온라인게임을 만들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 중 2개는 네오위즈게임즈가 일본 판권을 갖고 있다. 다른 2개 역시 EA가 해외에서 얻은 매출의 일부분을 로열티로 받게 돼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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