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전문인력 구하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존 54개 증권사에 신규 업체가 8개나 늘어난데다 증권사마다 투자은행(IB) 분야와 자산관리(PB) 강화로 M&A나 자산운용 등 전문인력이 대거 필요하지만 제대로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력 풀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5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증권사의 수요 1100여명을 포함해 3000여명의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자통법이 시행되면 필요 인력은 1만여명이 넘을 전망이다.
최근 신규 증권사들은 물론이고 기존 증권사들도 앞다퉈 신입 직원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IB·PB 분야 강화를 선언하고 있어 당장 이에 필요한 전문인력이 모자란 게 현실이다. 신규 증권사들은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신입직원보다 증권업무에 익숙한 경력직을 선호해 경력직의 이동도 잦아지고 있다. 신규 증권사들은 6월께 본허가를 받으면 당장 주식, 채권, 파생상품 매매 등 실전 투입이 중요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권업계에는 다 키워놓은 인력 빼가기도 한창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인력 빼가기가 극성을 부리며 애널리스트 연봉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한 리서치 센터장은 10억원대의 연봉을 받고 회사를 옮겼고, 5년차 애널리스트는 연봉 2억원이 넘는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1, 2년 전과 비교해 많게는 두 배 이상 인상된 금액이다.
애널리스트처럼 몸값이 오르지는 않지만 IB·PB 전문가 구하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명진 우리투자증권 홍보팀 과장은 “M&A나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의 강화로 올해 IB팀 인원을 20% 이상 늘려야 하지만 적합한 팀장급 이상의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중소형 증권사는 어려움이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M&A나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의 IB 업무가 강화되고 있어 변호사, 회계사, 해외 MBA 등 고급인력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증권 전문인력 수요가 늘면서 증권업협회는 증권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IB전문가, 금융전문가 해외 연수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또 증권사들도 자체 전문인력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한편 황성수 증권업협회 이사는 “증권업협회는 당장 필요한 증권 인력 수급을 위해 퇴직자 연수 프로그램 등을 고려 중”이라며 “하지만 증권사 수요에 적합한 충성도 높은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자체 프로그램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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