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실패는 없습니다. 무조건 성공하겠습니다.”
지난달 한국 지사 설립을 공식 발표한 스토리지업체 코팬시스템즈코리아의 김점배 사장(39). 지난 2006년에 이어 다시 찾아온 기회를 맞는 각오가 예사롭지 않다.
김 사장은 한국EMC, 넷앱코리아 등을 거쳐 2006년 37세의 젊은 나이에 NAS(Network Attached Storage) 가상화업체 아코피네트웍스의 초대 지사장을 맡았다. 규모가 작은 신생 스토리지업체였지만 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이었기에 젊은 지사장만의 패기로 무장하고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이듬해 9월 아코피네트웍스 본사가 미국 F5네트웍스에 인수되면서 김 사장의 첫 도전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당시 짧은 시간에 국내 고객 사이트를 확보하는 등 나름 성과를 거뒀지만 예상치못한 인수합병(M&A) 때문에 결과는 실패에 가까웠습니다.”
이후 김 사장은 1년도 채 안돼 다시 다국적 기업의 한국 지사장 자리를 거머쥐었다. 이번에도 상황이 녹록지는 않아 보인다.
코팬시스템즈는 설립된 지 6년밖에 안된데다 국내에는 아직 회사 이름조차 생소하다. 이 회사가 저전력 기술로 소개한 MAID(Massive Array of Idle Disks) 역시 인지도가 낮다. 게다가 제품군이 대용량 위주여서 시작부터 EMC, 히타치 등 쟁쟁한 스토리지기업과 겨뤄야 한다.
“열심히 뛰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최근 국내 유통 협력사 선정을 마무리 짓고, 통신·생명보험·병원·인터넷기업 고객을 만나 제품 공급을 추진중입니다. 올해 안에 각 산업별로 고객사이트를 한 곳 이상씩 확보한다는 게 사업 첫 해 목표입니다.”
김 사장은 지사설립 작업이 마무리되자마자 고객 영업하랴, 협력사 기술교육 지원하랴 최근 두어 달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통에 겨우내 길어진 뒷머리도 자르지 못했다.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원형 탈모증상이 나타났기 때문. 그는 “스트레스 때문은 아니고 오히려 긍정적인 생각으로 열심히 일했더니 피로 때문에 머리가 빠진 것 같다”며 부끄러워했다.
김 사장은 대기업과의 경쟁이 쉽지 않겠지만 제품성능과 서비스 두 가지만큼은 뒤질 게 없다며 올해 코팬시스템즈의 돌풍을 장담했다. “EMC, 히타치 등 스토리지시장 선두 기업에 비하면 코팬시스템즈는 ‘먼지’ 같은 기업입니다. 하지만 우리도 뛰어난 성능을 지닌 제품과 이를 지원하는 엔지니어를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승산이 있습니다.”
이호준기자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