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XP 단종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서 차세대 운용체계(OS)인 윈도비스타 전환에 따른 대비가 미진한 것으로 확인돼 상당기간 혼란이 발생할 전망이다.
PC 업체들은 윈도 XP 단종에 따른 부담이 PC업계에 전가될 것으로 보고 한국MS 측에 윈도XP 단종 시기를 늦춰달라고 볼맨 소리를 하고 있다.
◇윈도XP 6월 30일 공식 단종=한국MS는 오는 6월 30일 이후 PC 업체에게 공급하는 OEM용과 소프트웨어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는 윈도 XP를 단종한다.
이에 따라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PC에는 7월부터 윈도비스타가 깔려 판매된다. 하지만 현재 관공서나 기업의 윈도 비스타 전환을 대비해 내부 애플리케이션을 보완하는 등의 준비상황은 미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PC 업체의 한 관계자는 “윈도 비스타 출시 이후 현재까지 기업에게 공급되는 PC 가운데 윈도XP와 윈도 비스타 설치 비중은 5대 5정도”라며 “상당수 기업들이 윈도 비스타에 대한 대비책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삼성SDS, LG CNS 등 국내 대형 그룹 IT 관리를 수행하는 IT서비스 기업은 윈도 비스타 전환에 따른 준비를 마친 상황이지만 여전히 윈도비스타로의 전환은 당분간 예정하고 있지 않다.
삼성SDS의 한 관계자는 “윈도XP가 단종되더라도 당분간 윈도 XP를 계속 표준 OS로 채택한다는 계획”이라며 “전체적인 IT 인프라 측면에서 윈도 비스타로 전환됐다고 판단될 때 표준 OS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및 공공기관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대내 업무용 온나라시스템, 디지털회계시스템 등이 여전히 윈도 XP에서 구동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무늬만 단종, 비용은 전가=MS도 이러한 부분을 감안, 윈도 XP를 더 사용할 수 있는 길을 터 놓은 상태다. 조립PC 업체에게 공급하는 시스템 빌더용으로는 내년 1월 30일까지 윈도 XP를 공급한다. 또 윈도 비스타 비즈니스와 얼티메이트가 설치된 PC를 구매한 고객의 경우 내년 1월 30일까지 윈도XP로 다운그레이드를 PC기업에게 요청할 수 있다.
이 옵션을 이용하면 일반 소비자도 내년 1월 30일까지 윈도 XP가 깔린 PC를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MS와 볼륨라이선스(일정 비용을 내고 SW제품의 업그레이드를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 계약을 체결한 기업은 앞으로도 최대 3년간 윈도 비스타가 깔린 PC를 윈도XP로 다운그레이드해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PC업계 한 관계자는 “다운그레이드가 가능한 윈도비스타 비즈니스와 프리미엄은 상당수 기업고객이 사용하는 윈도XP 홈 에디션에 비해 2배 정도 비싸다”며 “결국 이러한 가격 상승분을 PC업체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흡수해야 할 가능성이 크고 다운그레이드도 인건비용 추가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MS 측은 “윈도 XP 단종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한 만큼 혼란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