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TNT, DHL 등 국제특송업체에서 여성인력이 맹휘를 떨치고 있다. 특송시장이 프리미엄 배송서비스 위주로 고도화되고 단순 물량경쟁에서 서비스경쟁으로 옮아가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여성특유의 섬세하고 치밀한 성격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적으로 여성인력의 비율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TNT코리아에서는 여성으로만 구성된 팀이, DHL에서는 여성임원이 등장했다.
◇바이오(Bio)물류 ‘여인천하’= 남성인력의 전유물로 여겨진 특수물류 분야에서 여성들이 맹활약중이다. TNT코리아의 TNT 클리니컬 익스프레스 팀은 2003년 출범 초기에는 남성인력으로 구성됐다가 모두 여성인력으로 교체됐다. 이른바 ‘생명공학물류’를 표방하는 이 서비스는 혈액샘플, 줄기세포와 같은 진단용 표본 및 바이오 생명 공학 물품 등을 포장에서 통관까지 책임지는 원스톱 물류시스템이다.
2007년 부임하며 ‘여풍’을 주도한 안선옥 팀장은 “의료 관련 제품은 온도 등 여러가지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해 여성특유의 섬세함이 필요하다”며 “특히 상온, 냉장, 냉동 포장 및 사전통관 준비 등의 복잡한 과정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할 때 순발력도 뛰어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오 물류와 같은 고부가가치 물류 산업이 활성화될수록 여성들의 입지도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성 임원 활약 = DHL에서는 여성임원도 등장했다. 국제특송업체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는 여성임원이 꽤 있지만 한국지사에서 임원이 된 사례는 페덱스코리아의 채은미 지사장이 유일하다.
주인공은 지난해 4월 초 부임한 DHL의 이희숙 상무. 소니픽처스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다 지난 해 4월 DHL에 둥지를 틀었다.
영화업계에서 ‘물류’라는 전혀 다른 업태로 이직하는 ‘모험’을 한 이유를 이 상무는 “영화가 여성의 감각적인 면을 요구한다면 물류는 전략적인 세심함과 치밀함을 요구하는 분야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류업계가 기업수요보다 개인수요로 타깃을 바꿔감에 따라 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진다”며 “전략기획 단계에서 큰 그림을 꼼꼼히 볼 줄 아는 여성들의 능력이 각광받는 게 아닐까”라고 의견을 밝혔다.
전통적으로 물류업계는 여성이 드문 업종에 속한다. 2005년 7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물류산업 종사자 중 여성은 10%가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욱기자 cool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