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은 첨단 시스템의 보고(寶庫)다.
최첨단 무인자동여객수송시스템(Automated People Mover)을 비롯해 세계 최고 수준의 수하물 처리 시스템(BHS), 첨단 통합관제탑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다. 2단계 확장사업과 함께 활주로·탑승동·화물터미널 등을 개장, 명실상부한 세계 허브공항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음달 말 국내외 VIP를 초청, 그랜드 오픈 행사를 갖는 인천공항을 미리 가 봤다.
◇미개통구간 101∼132GATE=공항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 출발층인 3층에 내렸다. 동쪽 상주직원 통로를 거쳐 50여m를 들어가 육중한 비상문을 열고 들어서니 낯익은 출국심사대가 안쪽으로 보였다.
평소 여권을 들고 보안검색·출국심사를 거쳐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비상구를 거치며 생략된 것. 면세점에서 선물을 고르는 여행객들이 눈에 들어왔다. 출국심사대 왼쪽으로 ‘101∼132GATE’라는 안내판이 보였다. 동선을 따라 걷다 보니 왼편으로 있었던 ‘대우자동차 전시장’은 사라지고, 그 자리 밑으로 스타라인(무인자동여객수송열차) 탑승장으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가 새로 설치돼 있었다.
‘미개통 진입금지’ 팻말을 뒤로 하고 스타라인에 탑승했다. 속도 65㎞와 50㎞ 두 모드로 운행되는 스타라인은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된 것으로 중국 베이징국제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이 설치해 놓고 있다.
이 무인자동여객수송열차는 자동열차제어시스템(ATC)에 의해 가감속 및 승강장 정차 등의 자동운전 및 제어가 완벽하게 이뤄지고, 전동기 제어를 위해 반도체소자(IGBT)를 이용한 인버터 제어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스타라인을 타고 새로 오픈할 신 탑승동에 내리니 101∼132게이트를 이용하는 승객을 위한 롯데·신라 면세점과 세계 명품 전시판매장의 상품 디스플레이가 한창이다.
◇최첨단 계류장 관제탑=그 길을 따라 2중 보안시스템이 설치된 계류장 관제탑으로 직행했다. 제1, 제2, 제3 활주로를 모두 관장하는 신설 관제탑은 최첨단 설비로 무장해 공항 활주로에서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을 모니터로 다 잡아내고 있었다. 관제탑에서는 세계적 복합레저단지, 한국형 랜드마크 마리나부두(해양레저스포츠), 첨단의료단지, 쇼핑·패션 클러스터 등 인천 6대 클러스터가 들어설 부지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인천공항공사는 2020년 1억명으로 예상되는 중국·아시아지역 관광객 유치와 주변 외국 국제공항과의 경쟁을 위해, 4단계 발전 계획까지 마련했다. 계획에 따르면 현재 인천의 골프 명소가 된 스카이72도 2020년 이후에는 활주로로 바뀔 수 있다.
◇수하물처리시스템(BHS) 이상 무=국제공항의 핵심은 수하물처리시스템이다. 워낙 로직이 복잡하다보니, 한 번 장애가 터지면 공항이 마비된다. 인천공항도 1단계 오픈하면서 일부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고, 세계적 공항의 대부분이 이 BHS 말썽으로 체면을 구겼다.
서종진 인천국제공항 건설본부장은 “아직 자랑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사전 운영에 들어간 2단계 인청공항의 BHS는 16일째 무사고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며 “대부분 초창기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구축됐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2단계 BHS는 총 길이가 88㎞(1단계 21㎞)에 달하고, 이동속도가 초당 7m(1단계 초당 3m)에 이르기 때문에 기존 대비 2배 이상의 속도로 수하물을 분류·이송한다. 인천국제공항측은 당초 RFID 도입도 검토했으나, 해외 상대 공항의 시스템과의 연계성 부족으로 투자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기술적인 여건만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