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정면을 비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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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뷰 지고, 톱뷰 뜬다.’

국산 발광다이오드(LED) 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던 ‘사이드뷰(side-view)’의 생산량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줄이는 대신 ‘톱뷰(top-view)’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갈수록 판가가 떨어지는 휴대폰 백라이트유닛(BLU)용 시장을 벗어나 최근 각광받는 대형 LCD TV·노트북 BLU용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톱뷰가 사이드뷰에 비해 수요처의 성능 조건을 맞추기도 쉬워 재고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사이드뷰는 빛을 측면으로 비추는 LED로 주로 휴대폰과 같은 소형 LCD BLU에 사용된다. 톱뷰는 빛을 정면으로 비춘다. 대형 LCD BLU·조명·자동차 전조등과 같이 높은 휘도가 필요한 곳에 주로 쓰인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연말까지 생산량을 지난 하반기 대비 30%가량 늘리기로 하고 최근 톱뷰 방식의 교류(AC)용 LED칩과 자동차 전조등용 LED 개발에 착수했다.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LED를 BLU 광원으로 채택한 LCD TV, 노트북PC 신제품을 출시하기로 해 향후 톱뷰 제품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해 월 1억개가량의 삼성전기 LED 생산량 가운데 50% 이상이 사이드뷰였지만 이 비중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화우테크놀러지와 조명용 LED 독점공급계약을 맺은 루미마이크로(대표 김한도)는 최근 매출의 90% 이상을 톱뷰에서 올린다. 지난해 휴대폰용 사이드뷰 단가 하락으로 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톱뷰 매출로 흑자 전환을 이룬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수원 본사와 기흥 2공장의 생산라인에서 월 7000만개의 LED를 생산한다. 대부분을 휴대폰용 사이드뷰에서 조명용 톱뷰 제품으로 전환했다.

 조명용 AC LED ‘아크리치’를 내세운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와 휴대폰 BLU용 사이드뷰를 주로 생산했던 루멘스(대표 유태경)도 톱뷰 매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들이 톱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불과 4∼5년 새 사이드뷰 가격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데다 해당 제품의 재고부담이 갈수록 가중되기 때문이다. 최근 휴대폰 BLU용 사이드뷰가 개당 100원 선에 거래되는 데 비해 중간 전력의 톱뷰는 200원 안팎, 고전력 톱뷰는 1300원 안팎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드뷰는 세트업체가 요구하는 성능 조건이 까다로워 생산량의 5∼20%를 재고로 쌓아둬야 한다.

 한 LED 업체 관계자는 “재고로 쌓인 사이드뷰를 헐값에 넘기자니 시장 전체 가격을 망칠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며 “최근 중대형 BLU용 LED 시장이 가장 유망한 것으로 알려져 업체들마다 톱뷰로 진출하려 애쓴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전자신문, ahngi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