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DRM 없는 음원 서비스 도입한다

 SK텔레콤과 KTF는 어떤 기기에서든 재생이 가능한 논(non)DRM 음원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음원 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F는 사용자가 월 정액을 내면 수십곡 범위에서 무제한으로 복제할 수 있는 ‘월정액 논DRM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하고 메이저 음반사 및 해외직배사와 요금체계, 정산방법 등을 협의 중이다.

 그동안 SK텔레콤과 KTF는 자사의 가입자가 휴대폰에서 음악을 들으려면 멜론·도시락과 같이 자사가 운영하는 사이트를 이용하도록 하는 폐쇄적인 DRM 정책을 고수해왔다. 이 때문에 소비자 단체와 다른 음악서비스 사업자들로부터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음반사 등 저작권자들이 논DRM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요금과 정산·배분 등에 대한 협상만 이뤄진다면 연내 서비스 실시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동안 폐쇄적인 DRM정책을 유지해온 SK텔레콤과 KTF가 논DRM 서비스를 검토하게 된 데는 불법 시장 사용자를 양성화하기에는 기존의 서비스 모델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초 공고한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음원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에는 일부 P2P서비스가 도입하는 월 정액제 논DRM서비스에 저작권료를 내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SK텔레콤의 한 고위 관계자는 “불법 사용자들을 합법적인 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논DRM 서비스가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데는 전체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요금부과, 정산방법, 시행시점 등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KTF의 관계자도 “음원 시장활성화와 경쟁사에 맞서기 위해서라도 논DRM 서비스를 도입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신원수 로엔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저작권자마다 세세한 차이는 있지만 논DRM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원론에는 동의하고 있어 이르면 3분기 안에 어떤 형태로든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논DRM 서비스의 도입 시 현재 대부분의 음악 서비스 업체가 실시하고 있는 월 5000원에 1개월만 재생가능한 ‘임대형 서비스’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한 음악서비스업체 대표는 “과거에 SK텔레콤이 임대형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이 모델이 전체 음악서비스 시장으로 확산됐듯이 SK텔레콤과 KTF가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면 이 역시 전체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운기자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