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스티마 소송일지
불법 복제 혐의가 있는지 모르고 소프트웨어(SW) 제품을 정상적으로 구매해 사용한 사용자(기업)에 대해서도 불법 복제 책임을 묻는 소송이 무차별적으로 제기되면서 이의 법, 절차의 정당성이 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자사의 티차트를 불법으로 사용했다고 쉬프트정보통신을 고소한 바 있는 스페인의 SW기업인 스티마는 최근 쉬프트정보통신 고객사들을 상대로 재판매와 불법 복제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쉬프트정보통신과 스티마의 법적 분쟁이 쉬프트정보통신의 최종 고객사까지 확대될 전망이어서 파급이 예상된다.
◇스티마, 최종 소비자 삼성SDS·LG CNS 고소=국내 최대 IT서비스 업체인 삼성SDS·LG CNS 등이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마소프트웨어로부터 법적 위임을 받은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 소속 고문 변호사는 최근 삼성SDS를 상대로 재판매 혐의와 불법 복제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스티마 측은 이에 앞서 LG CNS도 같은 혐의로 지난 4월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사용자도 불법복제 책임”=삼성SDS는 쉬프트정보통신으로부터 x인터넷 솔루션인 가우스를 구매해 삼성전자에 일부 애플리케이션을 x인터넷으로 구축해왔다.
스티마는 자사의 차트프로그램인 티차트를 내장한 가우스를 삼성SDS에서 라이선스를 구매했지만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다시 판매했다고 보고 재판매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또 가우스 제품이 불법 복제한 제품이니만큼 최종 사용자도 불법 복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매 혐의 인정할 수 없어”=이에 대해 삼성SDS 측은 “모든 SI사업이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구매해 발주를 낸 기업의 정보화 프로젝트를 완료한 후 SW·HW 사용권을 발주자에게 넘기는 것”이라며 “이 부분이 재판매라면 모든 SI기업은 재판매 혐의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또 불법 복제 혐의는 가우스 제품이 정상적으로 개발됐다고 보고 구매했고 불법 복제 문제 발생 후에는 구매를 중단한만큼 그 책임을 사용자에게 묻는 것이 정당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삼성SDS는 법무부서를 통해 법적 검토에 나서는 한편 정식 고소장이 들어오면 강력히 법적 조치를 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 CNS 측도 “가우스 제품은 굿소프트웨어(GS)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국가기관이 인증한 제품을 사용한 기업이 소송에 휘말릴 줄은 몰랐다”고 전했다.
◇해법 없나=하지만 문제는 아직은 합의 가능성이 많지 않고, 여타 다른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스티마로부터 제소당해 합의를 추진 중인 쉬프트정보통신 측은 “스티마 측이 지속적으로 합의금액을 높이고 있으며 이번 건도 압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며 “스티마 측이 합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볼멘소리다.
업계는 스티마 측의 이번 조치가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법 복제가 확대된 후 소송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전략이 내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쉬프트정보통신은 대략 500개 기업에 ‘가우스’를 판매해왔으며 이번 삼성SDS 고소 건이 다른 기업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