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中 인산 분류기준에 전자재료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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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업용이라고 다 같은 것이 아닌데…’

중국 정부가 반도체와 LCD 공정용 식각액 등에 쓰이는 원료인 공업용 인산을 비료용 인산과 같이 분류하면서 전자재료 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인산을 공업용과 식품첨가용 2가지로 분류하는 중국 정부는 곡물가 파동으로 비료 수요가 급증하자 자국 농업 보호를 위해 지난달부터 공업용 인산에 100%의 수출세를 부과했다. 이 때문에 LCD 식각액 원료나 반도체 공정재료로 쓰이는 고순도 인산마저 비료용 인산과 같은 분류돼 수출세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된 것.

세계적인 비료 수요 증가로 인산 값은 작년 톤당 650달러에서 1400달러까지 올랐다. 세금부담까지 커져 업계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인산은 수백만톤의 세계 수요 중 거의 대부분을 비료 원료로 쓰며, 일부를 반도체·LCD 공정재료나 식품 첨가제 등으로 쓴다. 중국은 ‘자국 농업 보호’란 명분에 맞게 식품첨가용 인산에는 수출세를 부과하지 않고 공업용 제품에만 세금을 매긴다. 공업용이라면 통상적으로 비료용을 뜻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용 인산은 비료용보다 훨씬 고순도로 생산 기술도, 시장도 다른데 비료용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분량의 전자용 인산이 곡물가 파동의 유탄을 맞았다”며 “인산 수급 불균형이 계속되면 식각액 생산이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중국의 수출세 부과 조치를 올림픽을 앞두고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란 견해도 있다. 보통 비료용으로 쓰이는 인산은 황인과 섞어 습식법으로 제조해 전기 소모가 적다. 반면 전자용이나 식품첨가제로 쓰이는 고순도 인산은 전기 소모가 많은 건식법으로 제조된다.

한편, 반도체 공정용 식각액의 원료로 쓰이는 황산도 유가 인상에 따라 가격 폭등이 계속됐다. 황산의 원료인 멜튼 서프(녹인 황)는 작년 톤당 40달러에서 최근 480달러로 10배 이상 올랐다. 질산·초산·불산·과산화수소 등도 전체적으로 작년 말보다 10∼20% 정도 올랐다. 세정제 원료로 쓰이는 이소프로필알콜도 작년 이맘때 톤당 1000달러 수준에서 현재 1400달러를 넘었다.

한세희기자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