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제휴업체인 대만 프로모스에 54나노 D램 공정기술을 이전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전기전자 전문위원회’가 29일 열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28일 지식경제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경부는 29일 오후 정부와 학계·업계 전문가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전자 전문위원회를 열어 하이닉스가 이전하려는 54나노 D램 공정기술이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한 국가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 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하이닉스는 2005년부터 80나노급 기술을 이전해 위탁생산하고 있는 프로모스에 내년 초 54나노 기술을 이전해 생산제품을 공급받기로 하고 지난 15일 지경부에 신고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29일 전문위원회에서는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며 “논의가 더 필요할 경우 2차 위원회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54나노 D램 기술의 핵심인 설계 기술을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양산기술을 전수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3월 기자들과 만나 “선진국도 핵심기술은 보호하는데 오히려 수출할 수 있느냐”며 경계심을 표출하는 등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한편, 정부 연구개발(R&D) 자금이 아닌 민간 자본으로 개발한 기술의 경우 산업기술 유출방지법이 정한 ‘디자인룰 80나노급 이하 D램에 해당되는 설계·공정·소자·조립·검사 기술’도 신고만 하면 매각하거나 수출할 수 있다. 다만, 지식경제부 장관이 신고대상 기술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심의를 거쳐 수출 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
주문정기자 mjj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