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건설로 명성을 쌓아온 이수그룹(회장 김상범)이 신성장 산업으로 그룹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이수는 기존 산업의 성장 한계성을 인식, 최근 계열사 구조조정 등을 통해 바이오·IT소재 분야로 그룹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본지 5월 27일자 9면>
1996년 주택건설사업을 시작으로 그룹을 키워 온 이수는 지난 2003년 8월 지주회사인 ㈜이수를 설립, 그룹 전체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를 전후해 PCB 전문 제조사인 이수페타시스를 비롯해 이수앱지스(바이오 의약품 개발 및 진단서비스), 이수시스템(기업관리 솔루션 개발 및 구축), 이수창업투자(벤처 캐피탈) 등의 신성장산업형 자회사가 속속 설립됐다.
특히 이수그룹은 지난달 이수유비케어 경영권과 지분 43.97%(1771만4411주)를 SK케미칼에 414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수는 지난 2004년 117억원에 유비케어를 인수했으니, 4년만에 약 네 배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이수유비케어 매각 이후 그룹 내 유일한 바이오 계열사가 된 이수앱지스는 전사적인 집중 지원을 받으며 항체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이에 따라 3개 신약 개발사업이 국·내외서 전임상 단계에 돌입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이수앱지스는 이미 지난해 항혈전치료제인 ‘클로티냅’의 임상실험을 끝내고 요르단 제약사인 ‘미드파마’에 5년 동안 170억원 어치를 수출키로 계약한 바 있다.
이밖에 고다층 PCB 전문 제조 업체인 이수페타시스와 이 회사의 자회사인 이수엑사보드(휴대폰·디스플레이용 PCB 제조)을 비롯해 이수시스템 등이 그룹의 신성장 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라인업이다.
그룹 관계자는 “바이오·IT소재 사업을 회장이 직접 챙긴다”며 “특히 신약 프로젝트가 추진될 때마다 회장이 손수 해당 신약의 이름을 짓곤 한다”고 말했다. 이수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총 1조6000억원. 이 가운데 바이오·IT소재 분야의 매출 비중은 17% 정도다. 아직까지 건설이나 화학에 비해 미미하다.
하지만 산업 특성상 십 수년의 신약 개발 기간이 소요되는 바이오 산업과 나노 등 후방산업으로의 효과가 큰 IT소재 분야에 대한 그룹 오너의 기대가 커 전사 차원의 지원이 전폭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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