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일괄 사표를 제출했던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장들이 대거 재응모를 거쳐 명예회복을 노리는 것으로 확인돼 타 부처 산하로의 확산 등 파문이 예상된다.
29일 관계 부처와 기관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 산하 우체국예금보험지원단 등 3개 준정부기관장은 최근 회합을 갖고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있을 기관장 공모에 정식 재응모한다는 뜻을 모았다.
조환익 수출보험공사 전 사장도 최근 열린 이임식 자리에서 “짧은 이별이 될지, 긴 작별이 될지…”라고 말해 재기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밖에 자천타천 재응모가 확실시되는 주요 인사로는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양재열 전기안전공사 사장, 이기섭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등이 꼽힌다. 장고 중인 이원걸 한전 사장도 결국 재선임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조환익 사장은 법적 보장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상태에서 사표를 내야 해 평소 아쉬움을 토로해 왔다. 이 밖에도 한국전력을 비롯해 전기안전공사·우체국예금보험지원단·광업진흥공사·에너지관리공단·산업기술재단·SW진흥원 등이 대표적인 장기 잔여임기 기관으로 꼽힌다.
<표 참조>
이 같은 재응모 바람은 지난 19일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출입기자 간담회 석상에서 “(기관장 심사 시) 본부 관료들에게 프리미엄도 페널티도 주지 않겠다”는 이른바 ‘비차별 선언’을 한 이후 더욱 거세졌다.
이에 따라 최근 검찰에 소환된 석탄공사 사장이나 일찌감치 퇴진을 선언한 석유공사 사장 등 일부 기관장을 제외한 상당수 인사들이 공식 절차를 거쳐 재신임을 받겠다는 의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임자의 재응모는 기본적으로 정부의 공기업 개혁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특히 이들 중 일부 연임자는 재응모 자체가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반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한 기관장은 “법으로 보장된 임기를 먼저 무시한 것이 누구냐”며 “정부가 그렇게 야박한 법 적용을 할 상황이 못 된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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