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제2의 노벨상 꿈꾸는 카블리상

[글로벌 리포트]제2의 노벨상 꿈꾸는 카블리상

 노르웨이 출신의 갑부가 6억달러의 개인재산으로 재단을 설립해 기초과학 분야 연구자에게 주는 ‘카블리상’의 첫 수상자가 지난달 29일 결정됐다. 그러나 이 상을 받는 사람보다 이 상을 만든 올해 80세인 노르웨이 출신의 미국 억만장자 프레드 카블리가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00년 카블리 재단을 설립하고 미래에 큰 업적이 기대되는 젊은 과학자들을 격려해 왔다. 이후 8년 동안 미국·유럽·중국의 12개 대학에 나노과학, 천체물리학, 신경과학 기초과학 분야 연구소를 설립해 자신이 뜻하는 바를 알려왔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13살의 나이로 형과 함께 목재상을 운영하며 대학 등록금을 모으는 사업 기질을 보였다. 1955년 물리학을 전공하고 대학을 졸업 한 후 곧바로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미사일 제조 공장에서 일했다. 이후 항공기 및 전투기 부품 회사인 카블리코를 설립해 세계 최대의 항공기 및 자동차용 센서 공급업체로 키워냈다. 그는 2000년 카블리코를 매각한 대금 3억4500만달러와 부동산 3억달러를 보태 자신의 재단을 설립했다.

107년 전 스웨덴 출신의 다이너마이트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은 노벨상을 제정했다. 21세기에 걸맞은 노벨상을 주창하는 카블리상은 지난주 첫 수상자를 발표해 그의 꿈은 실험대에 올랐다. 카블리 재단은 지난달 29일 3개 분야에서 7명을 선정해 300만달러의 상금을 나눠줄 예정이다. 초대 시상식은 9월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린다. 카블리는 “21세기 과학발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이 세 분야에 젊은 인재의 투입이 필요하다”고 이날 강조했다.

한편, 나노과학 분야는 컬럼비아대의 루이스 브러스와 메이조대의 수미오 이지마가 수상했고 신경과학분야는 스웨덴 카로린스카 연구소의 스텐 그릴너, 예일대의 파스코 라킥, 컬럼비아대의 토마스 제슬이 공동 수상했다. 천체물리학상은 캠브리지대의 도날드 린든벨, 캘리포니아 기술연구소의 매러턴 슈미트에게로 돌아갔다.

이동인기자 di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