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했죠!”
휴대폰에 신용카드를 무선으로 내려받는 OTA기술을 개발해 국내 카드사에 독점 공급 중인 하렉스인포텍의 박경양 사장(49). 그는 90년대 말 금속가공제품 수출업체였던 회사가 휴대폰 결제업체로 변신한 배경에 대해 “모든 기업은 자기 분야만 생각하고 다른 분야까지를 보지 못한다”면서 카드사나 통신사가 아니었던 것이 좋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OTA 기술이 모바일 신용카드 확산의 촉발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90년대 후반 미국 주유소업체로부터 자동차 열쇠에 신용카드 기능을 접목해 달라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얘기를 듣던 당시 저는 휴대폰이 지갑 역할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무선으로 신용카드를 내려받을 수 있는 기술인 OTA가 필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박 사장은 플라스틱카드와 모바일카드를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비교하며 “모바일 신용카드는 새로운 서비스를 위해 수시로 업데이트를 할 수 있으며 또한 다양한 모델 접목이 가능하다”면서 “플라스틱 카드가 제공하지 못한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렉스인포텍은 이동통신 3사가 최대주주로 돼 있다.
“2002∼2003년 모바일결제와 관련해 업계가 주도권 싸움이 붙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1년 이상 협상을 했고 결국 이들 업체들이 우리 회사에 공동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OTA를 보급 확산하기 위해 경영권을 내준 셈입니다.”
그는 이 기술을 전 세계의 표준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해외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계획을 공개했다.
“중국·싱가포르·호주·대만 등 아시아권에는 특허등록을 마쳤습니다. 유럽도 등록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국내 카드사들과 소비자에게 좋은 모델을 정착시키고 완벽한 솔루션을 들고 해외로 나갈 것입니다. 한국이 주도하는 모바일 금융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이곳에서 경영학과 교수로도 있었던 그는 “군대에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웠으며 또한 솔선수범 정신과 배려하는 마음을 익혔다”면서 군에서의 생활이 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미국 유학 당시 장애인을 위해 2층 건물에도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을 보고 감탄했다는 박 사장은 ‘이웃과 함께(Be With you)’라는 실천목표를 세웠다며 “세계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서 인류복지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준배기자 joon@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