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 오창읍과 옥산면 일원에 조성된 오창과학산업단지가 중부권역의 대표적인 IT·BT 첨단산업 육성 단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1992년부터 2001년까지 10년간에 걸쳐 조성된 이곳은 생산·연구·상업·주거 기능이 함께 어우러진 첨단 복합단지로, 자족 기능을 갖추고 있다.
총 67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곳은 전체 면적 945만㎡에 전기·전자·정보, 소재, 광학·의료, 정밀기계, 신물질·생명공학 등 첨단 업종의 기업 및 연구기관 128곳이 들어서 생산 및 연구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충북 지역 내 벤처·이노비즈 인증 획득 기업 중 16%가 이곳 오창단지에 입주, 지역혁신 역량이 갈수록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메카=오창단지의 최근 두드러진 현상은 반도체 및 LCD 관련 기업들이 속속 몰려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체 입주 기업의 30%를 반도체 및 LCD 관련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소자에서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생산 단계별 기업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반도체 웨이퍼 전문기업인 네패스가 1·2·3 공장을 운영 중이며, 테라셈과 포티조는 반도체 소자 및 웨이퍼를 각각 생산하고 있다. 또 발광다이오드 소자기업인 이츠웰과 LCD 백라이트 제조기업인 한솔LCD, LED 제조기업인 케이디티 등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TFT LCD용 편광판을 생산하고 있는 LG화학은 오는 2010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정보전자소재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외국계 기업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IC용 패키징 필름 전문 기업인 스템코가 본사를 충남 조치원에서 이곳으로 옮겨 기반을 다져나가고 있으며, 쇼트구마모토프로세싱코리아는 LCD용 유리연마 생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연구·지원 기관 총 집결=오창단지에는 생산기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원 및 연구기관도 총 집결해 있다. 충북지역 지원 기관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는 충북테크노파크가 지난해부터 이곳에 둥지를 틀고 오창단지 내 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보다 앞서 오창에 뿌리를 내린 충북도지식산업진흥원은 지역 IT 산업 육성을 총괄하고 있다. 이어 내년에는 충북지방중기청과 국가기상슈퍼컴퓨터센터도 이곳에 들어설 예정이다.
연구기관으로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국가영장류센터와 LMO 위해성평가센터를 이곳에 설립하고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역시 이곳에 단백질 구모 규명의 핵심 장비인 첨단자기공명 연구동을 설치한 데 이어 오는 9월에는 생체 고분자 구조 규명 및 단백질체학과 유전체학 관련 분석을 위한 다목적 질량 분석기 개발동을 완공할 예정이다.
◇오창 2단지 추가 조성=이처럼 최적의 생산 여건으로 오창 단지는 단지 조성이 끝났는데도 기업들의 입주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최근 충북 청원군은 오창단지 인근에 2단지를 추가로 조성하기로 하고, 오는 10월 분양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충북 청원군 오창읍 주성리, 송대리, 창리 일원에 조성될 오창2단지는 전체 면적 139만㎡ 규모에 첨단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입주는 IT·BT 업체를 우선적으로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첨단기술 분야(전기전자·정밀기계·신물질) △지식산업 분야(정보처리·컴퓨터관련 운영업) △제조업분야(조립금속·기계·전자부품) 등의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뷰-신순섭 오창과학산업단지관리공단 관리부장
“오창단지의 가장 큰 경쟁력은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수도권에서 불과 1시간 거리인데다 청주국제공항과 오송역, 오창인터체인지가 인접해 있어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신순섭 오창산업단지관리공단 관리부장은 “이미 단지 조성이 끝났는데도 입주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사통팔달로 열려 있는 이곳의 입지가 기업들에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대를 비롯, 교원대·기술교육대학 등 20여개 대학이 오창단지에 인접, 기업에 필요한 고급 인력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오창단지는 충북 지역 첨단산업의 허브라고 볼 수 있습니다. 2006년 과학연구단지로 지정된데 이어 지난해에는 혁신클러스터 시범단지로 지정됨으로써 지역의 산업 및 연구 활동을 선도해 나가고 있습니다.”
신 부장은 “올 초 새 정부 인수위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오창단지를 다녀간 적이 있다”며 “당시 인수위는 이곳의 뛰어난 입지와 생산 여건을 둘러본 후 대덕과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의 절반은 전기·전자 업종의 기업들이 포진함으로써 IT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신 부장은 “반도체 및 LCD,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최근 청원군이 조성하려는 2단지에도 IT 기업들의 입주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의 단지 견학도 잇따르고 있다.
신 부장은 “오창단지가 외국인들의 견학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최근 아르헨티나 국회 부의장을 비해 페루의 주요 정부 인사들이 벤치마킹하기 위해 이곳을 다녀갔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기업들간 협력은 미흡한 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눈에 보이는 단편적인 효과보다는 점진적으로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수기업/메타바이오메드
메타바이오메드(대표 오석송 www.meta-biomed.com)가 국내의 대표적인 의료용 소재 업체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생체분해 봉합사’로, 전 세계적으로 6개 회사만이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특화된 제품이다. 그중에서도 메타의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생분해성 봉합사는 체내에서 자체 분해되는 외과 수술용 실로, 수술 후 실밥을 제거할 필요가 없다.
현재 미국과 독일, 스페인 등 전 세계 25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은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세계적인 기업인 존슨앤드존슨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다. 최근 메타바이오메드의 추격으로 인해 존슨앤드존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90%에서 70%대로 크게 낮아졌다.
메타바이오메드의 또 다른 주력 상품은 충치를 치료하는 데 사용하는 치과용 근관 충전재로, 일본과 프랑스, 영국 등 세계 7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무려 10%에 달한다.
이처럼 수출 지향적인 이 회사의 경쟁력은 우수한 기술력과 적극적인 마케팅에서 찾을 수 있다. 1999년 기술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고, 이후 10여년 가까이 독자기술 개발에 매진함으로써 회사의 근간을 튼튼히 했다.
외국 시장 공략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해마다 10여차례 이상 의료기기 및 치과용품 관련 국제 전시회에 부스를 차리고, 신기술 및 신제품 소개에 적극 나서 회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메타바이오메드는 이에 머물지 않고 최근 첨단 생명공학 전문 회사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정형외과용 골수복재 연구를 차세대 신기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코스닥에 상장해 중견 기업으로의 발판을 다져가고 있는 이 회사는 올해 230억원대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오석송 사장은 “의료 제품 시장은 고부가가치일 뿐만 아니라 노령 인구의 증가로 인해 시장 성장률이 연 10%에 달하고 있다”며 “기술혁신에 힘쓰는 한편 미국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창(충북)=신선미기자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