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으로 도입한 가상현실(VR) 시뮬레이션 기술이 민간 분야로 퍼져나가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통안전교육, 대학 실험실, 쇼핑몰 등에 첨단 VR 기술을 접목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군용 프로젝트에만 의존해온 VR 시뮬레이터산업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VR 전문업체 이노시뮬레이션(대표 조준희)은 오는 12월 엑스포공원 내 교통안전체험관에 첨단 운전 시뮬레이터 20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 장비는 운전자의 동작에 따라 HD급 화면이 사실적으로 반응해 위급상황 시 대처요령을 익히는 데 효과적이다. 이 회사는 대형면허 소지자의 안전교육을 위해 트럭, 버스용 시뮬레이터 15대를 한국교통안전관리공단에 연말까지 납품하기로 했다. 조준희 이노시뮬레이션 사장은 “민간 분야에서 자동차 시뮬레이터 주문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면서 “학생들의 안전교육 수요를 겨냥해 오토바이 3D시뮬레이터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가미테크(대표 김상근)는 특수 원통형 스크린과 터치센싱기술로 구현하는 가상현실기반의 미디어 월을 상용화해 주목받고 있다. 이 장비는 폭 4.5m, 높이 2m의 반원형 스크린에 고해상도 사진을 비추고 사용자가 손을 대면 즉시 화면이 바뀐다. 실내의 벽 전체가 일종의 초대형 터치스크린으로 바뀌는 셈이다. 김상근 사장은 “미디어월을 통하면 벽면 전체를 꽃밭, 들판, 마천루 등 가상공간으로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VR 기술의 교육, 오락적 효과가 커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VR 시뮬레이터 내수시장은 연간 1000억원 남짓하며 국방부가 발주하는 전투기, 헬기, 함포사격 등 군사용 훈련장비가 전체 수요의 95%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민간 분야의 VR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오는 2010년 VR 시뮬레이터 시장의 민수 비중이 3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배일한기자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