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금융산업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새판을 짜고 있고, 금융사들도 경쟁 대열에서 낙오하지 않게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증권산업은 단기 악재인 수수료 인하 경쟁과 장기 호재인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으로 혼전 양상이다.
3일 미래에셋증권은 자본시장통합법, 국책은행 민영화, 금산분리 완화 정책,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 등에 대한 보고서를 내놨다. 이를 토대로 향후 증권업계의 개편 방향과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증권사를 알아봤다.
◇자통법 시행으로 증권사 옥석 판별=최근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증권사들이 약육강식의 냉혹한 생사의 기로에 놓일 전망이다. 향후 증권업계가 고려해야 할 요인은 △증권사의 지급결제 업무 허용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기준 완화 △IB 업무시 겸영업무 확대 등이다. 자통법 시행으로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활용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투자(PI)와 종합자산관리 업무에 경쟁력을 가진 미래, 한국투자, 삼성, 대우 등 대형 증권사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책은행 민영화, 대우증권 주목=지난 2일 금융당국은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발표했다. 산업은행 자회사인 대우증권이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됐다.
금융위의 산은 민영화 방안에 따라 대우증권은 산업은행 IB와 합쳐져 자기자본 규모가 크게 상승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규모가 커지면 큰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거래(deal)에 대한 자기자본투자(PI)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등 적극적인 IB사업 진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기존에도 가장 공격적으로 자기자본 투자를 해왔다. 또 다양한 IB 경험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와 인수합병(M&A) 거래 경험이 많은 고급 인력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금산분리 완화, 삼성증권 계열사 수혜=삼성증권이 금산분리 완화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에서 핵심 종합자산관리 금융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쇄신안에는 삼성그룹은 은행을 소유하지 않으며, 순환출자 구도를 해소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삼성그룹도 순환출자 구도 해소를 위해 지주사 전환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하는 보험지주회사 가능성이 가장 부각되고 있다. 삼성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삼성증권이 계열사들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형수기자 goldlion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