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유전자는 생명공학 세기의 ‘녹색 황금’이다. 산업 시대에 정치·경제 세력들이 화석연료와 값나가는 금속을 손에 넣고 통제하여 세계 시장을 좌우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이제는 지구의 유전자 자원을 통제하는 정치·경제 세력이 미래의 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수년 뒤에는 줄어들고 있는 지구의 유전자 풀(gene pool)이 금전적으로 더욱 가치 있는 자원이 될 것이다. 이미 다국적 기업과 정부들이 새로운 ‘녹색 황금’을 찾아내려고 모든 대륙을 뒤지고 있다. 이들은 장래에 시장성이 있을지도 모르는 희소한 유전형질을 가진 미생물·식물·동물 그리고 인간을 찾아내려고 한다. 생명공학 기업들은 일단 바람직한 형질을 가진 유전자를 찾아내어 이들을 변형시킨 다음 새로운 ‘발명’을 특허받아 보호하려 한다. 생물 특허는 생명공학 세기를 움직이는 두 번째 요소다.
북반구의 첨단 기술 국가와 남반구의 가난한 저개발 국가 사이에 지구의 유전자 보고(寶庫)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역사적인 배분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즉 유전자 자원을 지배하기 위한 분쟁이 10년 이상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회의에서 중요한 정치적 의제로 다루어져 왔다. 어떤 제3세계 지도자들은 다국적 기업들과 북반구 국가들이 생물이 풍부한 남반구 열대 지역에서 발견되는 생물 공유지를 빼앗으려 한다고 주장한다. 중동 지역의 석유가 그들의 국가 유산인 것처럼 남반구 국가들은 유전자 자원이 자기 국가 유산의 일부이므로 유전자 자원을 이용하는 데 대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국적 기업들과 북반구 국가들은, 유전자는 정교한 유전자 삽입 기술을 이용하여 조작 및 재조합될 때에만 그 시장 가치가 증대되는 것이므로 자기들이 유전자를 채취한 국가들에 보상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중략)
유전자 풀을 배타적으로 점유해 상품화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남반구에 있는 수많은 나라들과 비정부기구들(NGOs)의 강한 저항에 직면하고 있다. 이들은 생명공학 혁명의 결과로 얻어지는 과실을 공평하게 분배해 줄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녹색 황금’을 조작하는 데 필요한 기술 전문가들은 북반구에 있는 과학 실험실과 기업 회의실에 있는 반면에 새로운 혁명에 연료를 공급하는 데 필수적인 유전자 자원은 대부분 남쪽 열대지방 생태계에 있다. 지구의 유전자 공유지를 통제하려는 북쪽의 다국적 기업들과 남쪽 나라들 사이의 다툼은 생명공학의 세기에서 중요한 정치·경제적 분쟁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제레미 리프킨, ‘바이오테크 시대’
(나)식물이 종족을 퍼트리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민들레는 흰 깃털을 이용해서, 소나무나 단풍나무는 씨앗에 날개를 달아 바람과 함께 씨앗을 퍼뜨리고 봉선화는 열매가 성숙하면 스프링처럼 씨앗이 저절로 튕겨 나간다. 그러나 이렇게 효과적인 번식방법을 갖고 있지 못하거나 혹은 오염에 민감한 식물들은 멸종 위기에 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선진국들은 이미 17, 18세기부터 자국 내 생물자원을 수집·보존해 왔으며 최근에는 각종 식물의 유전정보를 반영구적으로 보관하기 위해 첨단과학이 동원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립생물자원관이 이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의 수장고는 리히터 규모 6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를 갖추고 있고, 불이 나면 천장에서 할론 가스가 뿜어져 나와 자동으로 진화한다. 또 자외선을 차단하는 특수 형광등이 설치돼 조명의 빛 때문에 표본이 변색 및 탈색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1년 365일 섭씨 18, 19도의 일정한 온도와 50%의 습도를 유지하도록 자동 시스템돼 있다. 생물표본 관리의 가장 큰 적은 각종 해충이다. 이 때문에 수집된 생물자원은 여러 차례의 저온소독과 훈증을 거쳐 알코올에 담거나 건조시킨 다음 해충이 뚫을 수 없는 강철 속에 보관된다.
이렇게 보존된 표본들은 과학기술이 더욱 발전한 미래에, 유전자를 이용해 멸종된 식물을 복원하거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작물을 만드는 희망의 카드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전자신문 2008년 4월 30일자, ‘사이언스21-첨단과학을 이용한 식물의 종족보존’
(다)유전자원은 생명공학이나 새로운 품종을 육종할 수 있는 기본 자료이다. 생명산업이 발달할수록 유전자원의 필요성과 그 가치가 더 커진다. 유전자원의 중요성이 국제적으로 부각됨에 따라서 각국은 유전자원에 대한 국수주의가 팽배하여 가고 있다.(중략)
자생종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우선 우리 민족과 수 천년을 함께 살아온 민족의 얼이 배어 있는 생명체로서 민속 동식물이며 우리 민족의 의·식·주와 불가분의 관계로 민족의 육체와 정신 속에 용해되어 있는 정신문화의 바탕이다.(중략) 한 민족의 문화는 그 민족이 처해 있는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받으며 그 환경의 가장 큰 부분 중의 하나가 생태계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민족의 정신적 그리고 물질적인 문화는 이 땅에 태초부터 있어 진화돼 내려온 자생종과 가장 큰 관계가 있을 것이다.
둘째로, 자생종은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유산의 하나로 자생종은 21세기의 생명산업의 가장 중요한 기본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생종은 생명과학 연구의 기초자료이며 자생종이 갖는 우수한 특성에서 찾을 수 있는 인류의 건강과 보건을 지켜줄 각종 신약의 개발, 다양한 자생식물을 활용한 관상식물의 개발 및 신품종 육성 각종 산채의 개발, 염료산업, 특수 섬유, 천적 또는 미생물을 이용한 수 많은 분야의 생물산업과 우수한 유전인자를 이용하는 생명공학 등에 우리 고유의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세계와의 경쟁에서 우리 것으로서의 부가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자생종의 보전은 지구 환경 보전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지구상 생태계에 1000만종의 생명체가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그중 생물종으로 확인된 것은 143만5602종이다. 그 가운데 고등식물은 25만750종인데 그들의 소멸 속도는 하루에 50∼100여종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현재의 소멸 속도로 보아 2025년까지는 세계 생물 다양성의 20∼50%가 소멸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보고도 있다. 특히 지구상 생물종의 소멸은 인구의 증가나 산업개발에 의한 환경오염이나 기상의 이변, 생태계의 파괴 등이 주요인이다, 새로운 품종의 육성보급, 농업 인구의 고령화 및 농민의 감소 및 인구의 증가와 잔존 재래종(種)의 수는 반비례한다. 2100년대 세계 인구가 110억으로 증가하면 지구상의 생물 다양성은 50∼70%밖에 남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중략)
넷째로 한국 자생종은 외국의 생물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본 자원이다. 우리가 갖는 우리만의 자원이 없이 외국의 자원을 확보하기 어렵다. 우리의 자원과 외국 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하거나 교환 활용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안완식 농업과학기술원 생물 자원부, ‘생물 다양성 협약과 자생종의 중요성’
1.내용 파악하기
제시문 (가)의 중심 내용을 300자 내외로 요약하시오.
2.적용하기
<자료1>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서술하고, 제시문 (가)∼(다)를 바탕으로 생물자원의 중요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500자 내외로 서술하시오.
<자료1> 국내 자생식물 중 외국에서 상품화된 사례 요약
◆명칭-상품화사례
◇수수꽃다리
- 미국의 식물채집가가 1947년 북한산에서 ‘털개회나무’ 씨앗 12개를 채집해 가져가 발아한 7개 중에서 골라낸 품종임
-정원수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 나무는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부터 조경수로 수입했으며, 미국 내 라일락 시장의 30%를 장악하고 있음
◇구상나무
-한라산과 지리산 특산식물로 1904년에 유럽으로 반출되어 현재 크리스마스트리로 각광받고 있음
◇노각나무
-1917년에 미국 아놀드 식물원이 지리산에서 캐내 미국으로 가져가 고급 정원수로 상품화했음
◇원추리
-미국에서 하루백합(daylily)으로 개량돼 최고 300달러를 호가할 정도로 인기가 높음
◇나리류
-백두산 등 한반도 일대에서 네덜란드 등으로 반출되어 현재 약 25종의 신품종이 개발되어 특허권을 획득한 상태임
-하늘말나리, 털중나리 등 우리 토종을 교배해 얻은 나리구근을 우리는 매년 400만여달러를 지급하고, 네덜란드 등에서 수입하고 있음
<자료: 환경부>
3.종합적으로 논술하기
제시문 (가)∼(다)를 바탕으로 생물자원 육성을 위한 방안에 대해 1,000자 내외로 서술하시오.
- 김은정, ㈜엘림에듀 집필위원 / 엘림에듀 대치 직영학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