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의료 서비스 패러다임으로 u헬스케어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u헬스는 유비쿼터스(ubiquitous)헬스의 약어로 환자가 병원을 찾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질병의 예방·진단·치료·사후관리를 받을 수 있는 의료서비스를 뜻한다. 치료와 사후관리에 중점을 둔 기존 의료개념에서 사전 진단과 예방으로 초기에 질병을 탐색하고 대처하며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더욱 진화된 개념이다.
기존 의료서비스와 IT가 융합,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u헬스케어는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즉, 광대역 통신망과 홈네트워크 고도화로 원격지에서도 편리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해 전국 30·40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6년 u헬스케어 시장은 서비스 및 장비를 포함, 총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자료만으로 내수 시장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향후 u헬스케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이를 입증하듯 정부는 올해 ‘도시·농어촌 복합형 u헬스케어 시스템사업’ 등을 비롯, 4개 u헬스케어 시범사업을 구축해 시범서비스에 들어간다. 이 사업에서 얻은 기술 정확성·서비스 안정성과 유효성을 토대로 u헬스케어 서비스를 상용화해 관련 산업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현재 u헬스케어 서비스 규제권을 쥔 보건복지가족부가 부처 성격상 새로운 의료서비스 도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현재 전향적인 자세로 u헬스케어 제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7월 취약계층과 독거노인의 건강상태를 원격으로 무료 진료하는 u헬스 서비스가 시범 운영된다.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재택 건강관리 등의 타당성이 입증되면 향후 관련 법·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어서 관련 산업 활성화가 기대된다.
정부예산은 총 29억5000만원(행정안전부 27억원, 보건복지가족부 2억5000만원)이 책정됐고, 지자체는 각 사업당 3곳의 지자체를 선정해 총 27억원 정도를 투입하게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08년은 u헬스케어 서비스 시대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기업도 정부와 마찬가지로 u헬스 산업에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텔과 GE·지멘스·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이고 LG CNS·현대정보기술 등 국내 IT 서비스 회사들은 u헬스 산업을 일찌감치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했다. 관련 기술을 직접 개발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업체와 협력하는 등 레퍼런스를 넓히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의료정보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인성정보·이수유비케어·비트컴퓨터 등은 병원 u헬스서비스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u헬스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권영일 한국정보사회진흥원 u기반응용팀장은 “측정 결과를 의료기관이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서둘러 IT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며 “u헬스케어 서비스는 국민 의료 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미래 새로운 IT산업과 시장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LG CNS
LG CNS(대표 신재철 www.lgcns.com)는 모바일·RFID·스마트카드 등 첨단 유비쿼터스 솔루션과 연계된 의료 토털 IT서비스를 고객에게 먼저 제안하는 방식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즉, 고객이 유비쿼터스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LG CNS는 지난 2005년 연세대 의료원이 개원한 새 병원과 기존 병원을 포함한 총 2000병상 규모의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대상으로 통합환경 시스템을 구축하는 초대형 의료정보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바 있다. 이 사업은 처방전달시스템(OCS)과 서식 생성기를 이용한 전자의무기록(EMR)을 통합 설계해 의료진과 환자의 편의를 극대화한 것이다. 구축되는 모든 솔루션에 모바일 모듈을 탑재, 환자 중심의 신개념 u헬스케어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LG CNS는 올해 CBU(Creative Business Unit)를 신설, 의료관련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이는 고객이 요구하는 의료영상전송시스템(PACS), OCS, EMR,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개별적 시스템을 구축해주던 기존 영업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LG CNS는 솔루션 측면에서 PACS 솔루션 개발 업체 인피니트, 글로벌 ERP 업체 SAP 등 의료솔루션 전문업체와 함께 관련 요소기술과 통합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의료정보기간시스템인 EMR·OCS·PACS뿐 아니라 DW·ERP 등 병원 업무 전반에 걸친 솔루션을 통합해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게 관련 업계의 평이다.
타 업체는 개별적인 병원 프로젝트를 통해서 솔루션과 기술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특정 병원의 환경에 영향을 받아 표준화가 부족했던 반면에 LG CNS는 자체 투자를 통해 다양한 솔루션과 기술력을 갖춤으로써 고객의 업무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향후 u헬스케어·대형영상사업 등 신규 시장을 적극 발굴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을 본격 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웹·산업별 특화 솔루션 등에 400억원의 R&D 예산을 책정, 대형 신규 프로젝트와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다.
신재철 LG CNS 사장은 “앞으로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맺고 현재 모 글로벌 기업이 개발한 특수 의료장비에 자사가 의료기관과 공동 개발 중인 원격진단 프로그램을 탑재, 국내 원격 진료 상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진출 시점은 해당 의료 장비의 미국 FDA 허가 예정 시점인 9월께로 예상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
◆기고/김소윤 연대 교수
건강은 누가 관리해야 하는가. 전통적인 의료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은 의사의 몫이다. 그러나 질병이 점점 만성화·장기화되면서 질병과 건강 관리는 환자 자신이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의사와 의료기관은 필요한 시점에서 환자를 돕는 보조적인 존재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환자들은 자신의 질병에 대해 여러 정보망을 활용, 많은 정보를 가질 수 있다. 의료기관에서는 그저 환자의 상태를 검사하고 측정, 치료의 방향을 결정해 준다. 실제로 그런 치료를 어디서 누구에게 받을지는 환자가 다른 정보망을 활용해 결정한다.
대다수의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해 주고, 환자의 결정에 따라서 치료를 시작하는 쪽이 돼가고 있다. 이젠 질병에 대한 정보 습득과 치료 결정도 점점 환자들이 주도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하고 다른 기관으로 옮겨 진료를 진행하면 이전 의료기관의 기록을 전산망을 활용해 주고받을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또 환자가 원하면 자신의 건강기록을 자기가 전산으로 받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체계도 생겨나고 있다.
앞으로 환자는 집에서 있을 때에도 자신의 질병의 예후를 판단할 수 있는 검사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그 결과를 의료기관으로 자동으로 보내고, 수치가 안 좋을 때는 바로 의료기관에서 환자를 진료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마련된다. 합병증 등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일반인은 어떤가. 건강할 때 스스로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이 보편화돼가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모두 다 건강에 관심이 있고, 잘 관리받고 싶어하고 있다고 해도 이제 과언이 아니다.
국민이 언제나 접할 수 있는 IT 시스템을 활용해 건강에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적절한 시점에 의료기관을 이용하면 의료인과 기관은 많은 부담을 덜 수 있다. 이것은 u헬스 케어의 구현으로 가능하다.
자기 집에서 일상생활을 함과 동시에 자신의 건강을 관리받을 수 있으며 위급할 때 언제 어디서나 의료진의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IT분야의 첨단기술을 처음 적용해 보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해 왔다. 의료와 접목된 IT분야에서도 인류가 꿈꿔왔던 미래사회 구현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처음, u헬스케어와 함께 열릴 것이다.
김소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법윤리학과 교수 syoonkim@yuhs.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