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LCD 유리기판 시장에서 삼성코닝정밀유리의 기세가 무섭다. 창사 12년만인 지난해 매출액 2조원대를 돌파한데 이어 유리기판 사업의 모태격인 코닝 본사의 전체 출하량 규모도 넘어서며 단일 생산법인 세계 최대의 유리기판 업체로 떠올랐다. 특히 올해 7세대 이상 대형 유리기판 사업에서 가장 큰 양산능력을 갖추면서 삼성코닝정밀유리의 독보적인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4일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삼성코닝정밀유리(대표 이석재)는 지난해 연간 면적기준 47.58㎢의 LCD 유리기판 출하량을 기록하면서 코닝의 연간 출하량 45.87㎢를 사상 처음 뛰어넘었다. 지난 2006년 2분기 한때 면적기준 출하량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연간 기준 선두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정확한 출하량 집계가 나오지 않았으나 올 들어 지난 1분기에도 면적기준 출하량은 코닝을 앞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코닝의 전세계 LCD 유리기판 출하량을 추월하며 세계 시장 1위에 오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지난 1995년 코닝 본사로부터 LCD 유리기판 기술을 도입해 삼성코닝의 자회사로 출발한지 불과 12년만에 이룬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코닝은 삼성코닝정밀유리에 지분 50%를 투자하며 한국 시장에 한해 LCD 유리기판 사업을 영위하도록 한 반면, 미국·일본·대만 등지에는 자회사 형태로 직접 생산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에 판매한 LCD 유리기판 출하량이 나머지 미국·일본·대만 등의 코닝 생산법인을 합친 규모보다 많았던 셈이다.
이 여세를 몰아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올 들어 8세대 유리기판 생산능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며 세계 시장 굳히기에 들어갔다. 올해 1조5253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포함, 오는 2010년까지 향후 3년간 총 2조7890억원을 투입해 충남 탕정에 대형 유리기판 공장 신증설 투자를 단행한다. 이를 통해 대형 유리기판 시장에서 확고부동한 독점적 시장지위를 확보할 계획이다. 실제 지난 1분기말 기준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아사히글라스·NEG·NHT 등 후발 경쟁사를 한참 따돌리고 국내 유리기판 시장에서 6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7세대 이상 대형 유리기판 시장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8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한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정윤성 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이사는 “삼성코닝정밀유리가 면적 기준 출하량에서 세계 1위에 오른 데는 무엇보다 삼성·LG 등 국내 LCD 패널업체들이 7,8세대 대형 패널 투자에서 앞서간 영향이 크다”면서 “유리기판 시장 속성상 대면적 양산능력이 점유율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LCD 유리기판 면적기준 출하량이 총 164㎢에 달했고, 올해는 양산능력을 31%나 더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대만 등지의 패널업체들이 7·8세대 생산라인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한기자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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