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광주를 아시아 문화교류의 중심도시로 조성하는 사업이 10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기공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된다.
도시에 문화라는 호흡을 불어넣어 아시아 문화의 소통과 교류의 장을 제공하고 도시와 도시, 도시와 국가, 국가와 아시아, 더 나아가 아시아와 세계의 문화를 잇는 교두보가 되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문화의 열풍에 휩싸여 있다. 문화적 힘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끌어당기는 매력 경쟁 시대로 돌입한 것이다. 현대 사회의 각 국가들은 문화도시와 창조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앞 다투어 도시를 재정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문화와 예술의 생동감과 에너지가 넘치는 문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토대가 돼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예술적인 창의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들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문화콘텐츠의 생산기지, 즉 ‘창조도시’의 조성이다. 개방과 소통, 자율, 포용이 핵심이 되는 창조도시는 ‘문화도시’의 조성원리와 맞닿아 있다.
다만 전제돼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소통과 교류다.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역동성을 지닌 나라다. 그러나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이런 역동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제는 계획되고 예측 가능하고, 시스템화되고, 사람들끼리 신뢰할 수 있는 문화적·정신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문화도시에 있어 콘텐츠는 소통과 교류를 통해 새롭게 창조되고 축적된다. 비단 문화예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국가산업적인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화콘텐츠 분야는 21세기 핵심 성장 산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폭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콘텐츠 산업이 정체상태에 놓인 가운데 미디어의 디지털화와 컨버전스, 새로운 문화콘텐츠의 원형 발굴 및 활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거대한 건물만 하나 덩그러니 들어서고 정부에서만 인프라를 준비한다고 해서 문화의 중심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당을 운영하고 콘텐츠 개발을 통해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다. 전당을 짓고 난 뒤 무엇으로 채울지 전문적인 연구와 적극적인 시민의 참여와 의지가 있어야만 진정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나아갈 수 있다.
소통되지 않는 문화는 감동이 없다.
우리가 앞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조성을 위해 해나갈 것들은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 소통을 통해 도시 안에 담을 문화 콘텐츠의 생산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다. 광주에 세우는 전당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은 모두가 우러러보는 바벨탑 같은 성전이 아니라 작더라도 완성도 높은, 문화로 충만한 문화 수요자들의 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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