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 IT기업들은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는 경향이 있다. IT는 기술적 테스트 등 상당한 시간과 절차가 소요된다.”(김주남 북미지역본부장)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IT와 SW는 현지인력 확보를 통한 현지화가 최우선이다.”(이한철 아시아대양주본부장)
“한국 IT 기술력은 좋다. 하지만 기업 브랜드 인지도는 떨어진다.”(우기훈 중동아프리카지역본부장)
KOTRA 지역본부장이 본 해외에서 한국 IT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전자신문은 원자재 가격 급등과 미국발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 KOTRA 8개 지역본부장을 통해 현지 IT경기와 한국 IT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KOTRA는 전 세계 8개 지역 69개국에 94개의 무역관을 운영 중이다. 8개 지역 담당본부장과 서면 인터뷰를 했다.
◇전반적 침체 속 뜨는 시장도 있다=중동·CIS·중국을 제외한 지역본부장들은 현지 경기침체로 한국 IT수출에 적신호를 우려했다. 김주남 본부장은 “한국 제품이 미국 경기침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하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를 담당하는 이한철 본부장도 “미국 시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특성상 IT분야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가 상승이 오히려 기회인 중동·CIS 그리고 올림픽을 앞둔 중국은 경기 전망이 밝았다. 우기훈 중도아프리카지역본부장은 “수입 및 소비수요가 증가 추세”라며 “가전제품 위주로 우리나라 수출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리 잡는 ‘세계 속 IT한국’=한국 IT의 지역 내 인지도에 대해 대부분의 지역본부장은 상당한 신뢰를 나타냈다. 일본·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과 중남미를 제외하고는 한국 IT는 현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선인 구주지역본부장은 “한국 IT제품은 대기업들의 선전으로 인해, 인지도가 많이 향상됐다”면서 “올 초 한·EU FTA 체결을 가정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 전기전자 제품에 대한 수입확대나 거래처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바이어가 69%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수출을 독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는 현지 경기 상황이 부정적인 곳도 마찬가지였다. 박동형 중남미지역본부장은 “한국 제품의 경쟁력은 뛰어나다”면서 “경제전망이 어둡다고 진출을 미루는 것은 소극적 자세”라고 지적했다. 산유국인 러시아를 비롯해 주변국 경기를 긍정적으로 분석한 나윤수 CIS지역본부장은 “좋은 물건은 어느 곳이든 가능성이 있으며 다른 선진국 시장에 비해 쉽게 시장 개척이 가능하다”며 적극적인 진출을 당부했다.
◇IT제품, 이것을 추천한다=유럽의 에너지 절약제품, 아시아에서의 대형 SI프로젝트, 중국의 보안소프트웨어, 일본의 IT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상품 등이 눈에 띄었다. 유럽을 맡고 있는 이선인 본부장은 “고유가 시대에 필요한 에너지 절약형 제품이라는 컨셉트를 부가하기 바란다”면서 에너지 절약형 콘센트를 예로 꼽았다. 박진형 중국지역본부장은 “인터넷 이용 증가로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면서 “보안서비스나 특수 목적의 SW 등도 중국 IT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유망 분야”라고 소개했다. 한정현 일본지역본부장은 닌텐도 게임기의 히트사례를 소개하며 “IT를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