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구동칩서 다윗 신화 만들 것"

"LED 구동칩서 다윗 신화 만들 것"

  이 사람, 이번에는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발광다이오드(LED) 구동칩을 들고 나타났다. 한때 일본계 종합부품 업체에서 온갖 첨단 부품들을 모두 섭렵했던 그였다. 그것도 미국 실리콘밸리의 내로라하는 아날로그 반도체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한 신생 ‘벤처’ 기업에 합류했다. 한국 지사장을 맡아 또 한번 뭔가를 보여줄 참이다.

“지금 LED 시장의 화두는 가격과 효율입니다. 막 시장이 꽃피고 있는 현재 저렴한 가격에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구동칩은 LED 대중화를 위한 선결 요건입니다.” 지난달 ‘키네틱테크놀러지스(www.kinet-ic.com)’의 초대 한국 지사장으로 부품업계에 복귀한 김중언 사장(48)은 LED 시장의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면서 특히 구동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명부터 자동차 전장,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LED 활용 범위가 넓지만 그가 애착을 갖는 쪽은 휴대폰·노트북·TV 등에 들어가는 LCD 백라이트유닛(BLU)용 LED 시장. 김 사장은 “LED BLU 시장은 향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지만 무엇보다 원가와 전력 효율 문제를 극복해야만 한다”면서 “LED 구동칩이야말로 이를 해결해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세라·히타치를 거쳐 지난 2004년부터 3년간 일본계 종합 부품업체인 로옴전자코리아 대표를 지냈다. 적어도 부품시장에 관한한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가다. 이런 그가 창업한지 2년밖에 안돼 이름도 낯선 신생기업, 그것도 실리콘밸리 기업에 몸을 담기로 한 것은 탄탄한 실력과 비전으로 뭉친 회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키네틱테크놀러지스의 창업멤버들은 아날로그디바이스·인터실·아날로직테크·실리코닉스 등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의 쟁쟁한 기업 출신들이다. 이 회사는 기존 LED 구동칩보다 전력효율을 50% 이상 높여 BLU에 들어가는 LED 숫자를 대폭 줄인 제품을 내놨다.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발생하는 RF·비디오·오디오 신호에 의한 간섭도 완전히 제거했다. TV 등 대형 LCD 패널 제품에는 화면을 쪼개 명암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중이다. 이런 기술들을 통해 휴대폰용 ‘KTD 100’ 시리즈와 고집적 RGB 드라이버 IC인 ‘KTD 202’, 60개의 LED까지 제어할 수 있는 노트북용 ‘KTD 300’ 시리즈 등 다양한 제품들을 두루 갖췄다. 최근에는 무려 200개의 LED를 구동할 수 있는 LCD TV용 IC ‘KTD 500’ 시리즈도 개발했다.

김 사장은 “비록 신생기업이지만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나 ST마이크로, 맥심 등 세계 유수 기업들과 경쟁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겨우 2년밖에 안된 회사가 중국·대만에 이어 한국에 법인까지 설립한 이유가 궁금했다. “적어도 디스플레이와 휴대폰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LED 구동칩 사업의 불을 지피면 대형 칩 메이커들과 경쟁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서한기자 hseo@

 사진=윤성혁기자@전자신문, sh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