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시대 넘을 숨은 공신 `원자력`

   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원자력발전 30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30년 맞이하여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슬로건을 공개하고 있다. 박기철 방폐물사업본부장,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윤종근 경영관리본부장(왼쪽 세번째부터) 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원자력발전 30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30년 맞이하여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슬로건을 공개하고 있다. 박기철 방폐물사업본부장,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윤종근 경영관리본부장(왼쪽 세번째부터) 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982년부터 2006년까지 국내 소비자물가가 178.7% 상승하는 동안 전기요금은 9.4% 인상되는데 그쳤다. 국가경제와 서민생활 안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점을 고려, 정부가 적극적으로 가격인상을 억제한 영향이 크다. 그러나 판매단가가 석유발전 대비 3분의 1에 불과한 원자력발전의 지속적 확대 없이 불가능했다. 유가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석유에 비해 발전원 가격이 안정적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적은 원자력발전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2007년 말 기준 국내 원자력발전량은 1,429억킬로와트시(㎾h)로 이미 국내 총 발전량(4,026억㎾h)의 36% 차지한다. 국내 원전은 고리(4)·영광(6)·울진(6)·월성(4)등 4개 지역, 총 20기가 건설돼 세계 6위 규모다. 정부는 2016년까지 8기의 원전 추가건설을 계획하고 있어 원자력발전 비중은 향후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가 원자력발전에 적극적인 요인은 단연 경제성과 친환경성이다. 2007년을 기준으로 킬로와트시당 원자력 판매단가는 39.4원으로 석유(117.0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매장량도 석유가 40년 내외인데 비해 우라늄은 확인된 것만 70년 이상이다. 재처리해 사용할 경우 반영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원 고갈 걱정도 한시름 놓을 수 있다.

일반인 인식과 달리 안전사고 위험성만 적절히 통제하면 환경적으로도 유익하다. 킬로와트시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그램(g)으로 석탄 (991g)보다 훨씬 적다. 메가와트(㎽)당 소요부지 면적도 462제곱미터(㎥)로 친환경 발전 수단의 대표격인 태양광(8,999㎥)에 비해 훨씬 좁은 면적에도 설치 가능하다. 같은 용량의 태양광발전설비 부지에 원자력발전소 20개가 들어가는 셈이다. 가용부지 면적이 좁고, 2012년께 도쿄의정서에 따른 이산화탄소 의무감축국 반열에 오를 국내 사정에 최적의 조건이다.

방사능 누출 사고에 대비 철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은 영원한 숙제다. 국내 원전은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방사능이 누출되지 않도로 5겹의 방호벽이 원자로를 감싼다. 중국 쓰촨성 지진 사태때 방사능 누출 의혹이 제기됐던 점이 보여주듯, 누진 설계 또한 중요하다. 국내 원전은 진도 6.5∼7.0의 지진발생시에도 안전하도록 설계됐다. 6.0 이상의 지진발생시 발전소 정지 및 안전점검을 시행토록 돼 있다.

이성규 원자력안전기술원 본부장은 “원자력에 대한 국내외적인 관심과 규제가 날로 심해진다”며 “국제기준에 부합하고 국내 원전 가동 경험에 기반한 안전 기술들이 더 많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전자신문, ahngi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