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휘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9일 “하이닉스 매각은 주요 채권은행과 긴밀한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임 박해춘 행장이 하이닉스 매각을 서두르겠다는 입장과는 다소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내정자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하이닉스 매각과 관련 “우리은행 재무내용을 살펴본 후 필요하다면 주요 채권은행과 협의해서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언제 어느 정도에 매각하겠다는 것은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박 전임 행장은 “하이닉스 매각이 늦어지면 기술개발 지연에 따른 기업가치와 주가 하락 등으로 공적자금 회수액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내정자는 또한 은행 수익성 강화를 위해 “25% 수준인 비이자 수익 비중을 30∼40% 수준으로 끌어 올리기 위해 증권, 보험과 연계된 복합금융상품을 적절한 시점에 시장에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며 “새로운 시장 개척은 열매가 늦게 열리지만 미래 성장동력 발굴 차원에서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영화와 관련해 이 내정자는 “민영화나 M&A의 경우 우리은행을 중심축으로 해 금융산업이 재편될 수 있도록 단단한 은행을 만드는 데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금융그룹의 순익 중 70∼80%를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답게 그룹내 시너지 창출에 앞장서고 맏형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오는 26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우리은행 제5대 은행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김준배기자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