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흡수될 생각도, 어디를 통합할 마음도 없다.”
최문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 최근 조직 통·폐합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10일 지식경제부 출입기자단과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다.
이날 최 원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으로의 흡수 통합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노코멘트하겠다”면서도 “우리는 KAIST와 아무 관계 없다. 그쪽 총장께서 딴 생각이 있으신지, 우리를 팔고 다녀 그렇지….”라고 말했다.
전자부품연구원(KETI)과의 통합 여부에 대해 최 원장은 “기본적으로 조직을 더 키울 생각이 없다”며 “특히 KETI의 경우 정부 출연연구소도 아니고, 일종의 민간연구기관이기 때문에 ETRI와의 통·폐합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ETRI의 디지털콘텐츠사업단을 떼내 문화부 산하 기관에 합칠 것이라는 움직임에 대해 최 원장은 “콘텐츠의 원천기술은 결국 소프트웨어(SW)”라며 “우리가 개발한 SW를 콘텐츠진흥원 등 문화부 산하 각 산하 단체가 이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근 유인촌 문화부 장관도 뜻을 같이 했다고 최 원장은 덧붙였다.
지경부가 각 출연연구기관별 원천기술 보유현황을 조사중인 것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표했다.
최 원장은 “4세대 이동통신을 비롯해 차세대 3D DMB,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박막형 태양광 기술, 네트워크 서비스 로봇 등이 분야별 주요 원천기술”이라며 “특히 ETRI의 기술은 타 기관의 것과 달리 ‘국제표준’에 등록된 특허기술이 총 109건이나 돼 보유기술의 자산가치만 1조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또 최 원장은 “내년까지 전체 연구인력의 5%에 해당하는 50여명을 인도와 미국, 유럽 등 해외서 채용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지난달 인도 현지에 28을 뽑는 채용공고를 낸 결과, 인도 최고의 공대인 IIT 등서 총 380명의 재원이 응시했다”고 말했다. ETRI는 이달부터 인도 현지서 지원자 면접을 실시한다.
류경동기자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