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성수기가 코 앞에 다가 왔지만 정작 수요는 뒷걸음치고 있다.
이는 지난 해 에어컨이 워낙 호황이었던 데다 한 해 에어컨 수요를 결정하는 최대 변수인 날씨마저 잦은 비가 수요를 주춤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해 에어컨 수요는 지난 달 마감한 예약 판매의 경우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최고 2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성수기로 진입하는 6월 초부터 지금까지 에어컨 판매량도 지난 해에 못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5월 초 반짝 무더위 당시 판매 실적이 지난 해와 엇비슷했으나 중순으로 넘어가면서 에어컨 판매가 한풀 꺾이고 있다. 삼성은 5월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에어컨을 빨리 구입하려는 고객 수요가 몰리면서 5월 주말 평균 판매량이 45%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 달 15일을 기점으로 주춤한 상태다.
삼성전자 측은 “에어컨은 ‘여름이 무덥다’ 라는 분위기가 초반에 형성되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다” 라며 “2005년과 2007년은 무더위로 예약 판매 실적이 뚜렷하게 늘어난 반면 올해는 지난해 보다 주춤해 2006년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일렉도 전체 에어컨 시장이 지난 해에 비해 10∼ 20%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대우는 지난 1월부터 6월 첫째 주까지 내수 판매량이 올해 예상치보다는 5% 정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우 측은 본격적인 무더위가 열리는 6월 하순부터는 보급형 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대우는 6월 한 달 동안 ‘클라쎄’ 제품 특가 판매를 진행하고 양판점· 할인마트· 온라인 등 각 유통망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실시해 매출을 높여 나가기로 했다.
LG전자도 연초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에어컨 예약 판매가 전년에 못 미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성수기로 진입하면서 점차 에어컨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 회사 이기영 부장은 “예약 판매는 주춤했지만 점차 에어컨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본격적인 성수기로 접어든 이 달부터 판매가 급신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이마트도 5월 말에 끝난 에어컨 예약 판매 실적이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20% 가까이 떨어졌다. 하이마트 측은 “이 달 9일까지 집계된 판매 현황도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량 역신장했다” 라며 “날씨와 경기 영향 두 가지 모두 변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