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로 틈새를 공략하라.”
자고 일어나면 수십 개의 업체가 생겼다 없어지는 이·미용 가전 시장. 헤어 드라이기 시장 규모가 800억원, 고데기가 300억원 정도로 추산되는 작은 시장이지만 줄잡아 삼십여개에 이르는 업체가 포진해 있다. 이름이 생소한 중국산 제품까지 합하면 그 수는 며느리도 모른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다. 피가 튀는 이 시장에서 창업 3년만에 안착한 ‘강소’ 업체가 있다.
안나쉘(대표 이제복)은 디자인과 차별화한 기능을 앞세운 고데기로 2년 만에 시장을 평정했다. 안나쉘이 문을 연 2006년 당시 시장에는 고데기와 헤어 드라이기는 검은색 일색의 제품이 주를 이뤘다.
이제복 안나쉘 대표는 “어느 시장에나 틈새는 있기 마련”이라며 “가격 경쟁에 휩쓸리지 않고 차별화를 내세운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아름다움을 가꾸는 미용 기기가 정작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에 착안해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였다. 핑크, 레드 등 과감한 컬러와 일러스트를 넣은 디자인을 앞세우고 기능은 고급화를 내세웠다.
고데기에 처음으로 LCD 디스플레이를 도입하고,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넣어 돌풍을 일으켰다. 온도 조절 기능은 사용자마다 머릿결이 다르다는 점에 착안했다. 또한 100% 한국 생산을 고수해 품질을 높였다. 국내업체가 원가를 낮추기 위해 중국 등 제3국 생산을 추진하는 반면, 가격이 다소 비싸도 품질이 뛰어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이를 통해 안나쉘 고데기는 신생 브랜드임에도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5만원대에 판매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산 고데기는 1, 2만원, 해외 브랜드는 3, 4만원대가 주류를 이룬다.
안나쉘은 첫해 15억 매출을 일으키고, 지난해 35억을 달성했다. 불경기 속에서도 두 배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이제복 대표는 “하반기에는 새로운 제품군에 진출해 이·미용 전문 업체로 라인업을 갖춰나갈 계획”이라며 “올해 국내 매출 70억, 해외 매출 250만불을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안나쉘은 ‘스타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진행할 수 있는 여력 안에서 홈쇼핑, 할인·양판점 등 다양한 채널을 가동할 생각이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