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日 `엡슨` LCD모듈 조달물량 늘린다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이 일본 엡슨에서 조달받는 휴대폰용 LCD 모듈 물량을 두 배 이상 늘린다. 엡슨은 이에 따라 삼성전자 조달 물량의 10% 이상을 차지해 LCD총괄과 삼성SDI에 이어 3대 공급업체로 우뚝 섰으며, 삼성전자는 수급난을 덜 수 있게 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휴대폰 판매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25%가량 늘어난 2억대 이상으로 잡고, 고가폰은 일본 엡슨으로부터 LCD 모듈 조달 물량을 대폭 늘렸다. 최근 삼성전자는 엡슨과 휴대폰 LCD 모듈 공급계약을 갱신하면서 연간 최대 3000만개 수준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올 휴대폰 판매 목표치를 작년보다 50% 증가한 2억4000만대 수준으로 책정했으며 이는 전체 LCD 모듈 조달물량의 10% 이상에 이르는 규모다.

 지난해 4분기만 해도 삼성전자는 전체 휴대폰 LCD 모듈 가운데 60% 이상을 내부(LCD총괄)와 삼성SDI에서 공급받았으며, 엡슨은 5% 안팎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LCD총괄과 삼성SDI가 소화하기 힘든 저가폰 및 고기능성폰용 LCD 모듈을 각각 대만 업체와 일본 엡슨에 집중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엡슨이 지난해 노키아를 등에 업고 LCD 모듈 사업의 외형은 키웠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안다”면서 “아마 삼성전자의 하이엔드(고가)급 휴대폰용 LCD 모듈 공급처로 엡슨이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양상은 올해 들어 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이 주춤한 반면에 삼성전자·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크게 호조를 띠고 있는 것도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휴대폰 업체가 공격적인 판매 확대에 나서면서 LCD 모듈 수급도 기존 공급사만으로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엡슨이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휴대폰용 LCD 모듈 공급물량은 현재 월평균 100만개 수준에서 연말께 최대 400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