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대란 현실화…전자업계 ‘전전긍긍’

 화물 연대 총파업 선언으로 ‘물류 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전자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13일 예정일에 앞서 지역별 화물연대가 사실상 태업이나 파업을 시작하면서 LCD TV·냉장고와 같은 수출 규모가 큰 세트 품목은 물류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삼성광주·대우일렉 비상=화물연대 광주지부 관계자는 “삼성 광주공장의 수입 및 내수물량과 대우일렉트로닉스 광주공장의 수출 전자제품을 운송하는 광주지부 1지회 소속 컨테이너 120대와 대형 화물차 200여대가 운송 중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대우일렉은 내달 수출 예정인 가전 제품의 25%가량을 수출항으로 운송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일렉 관계자는 “이달 수출될 물량은 이미 수출항으로 운송이 끝났지만, 다음달 수출 물량으로 생산된 냉장고·LCD TV 등 가전제품의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파업 해결 여부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필요하면 광주공장의 생산량 조절 등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광주전자의 수출 물동량의 7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화물연대 광주지부 1지회 극동분회도 파업에 가세했다. 이에 삼성광주공장 측은 “파업 직후 대체 운송수단을 일부 투입해 손실을 입지는 않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하루 최대 250여억원까지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육로 의존 구미, 철도 전환 모색=수출품의 90% 이상을 컨테이너 선박을 이용하고 있는 구미 지역 기업들은 화물 수송로를 육로가 아닌 경부선 철로로 바꾸는 계획을 모색하고 있지만 전국 항만노조가 파업에 동참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현재 월 4000여대의 화물운송이 이뤄지고 있는 구미산업단지 내 LG계열 기업들은 화물 파업이 보름을 넘기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월 1000대의 컨테이너를 이용하는 도레이새한과 한국전기초자, LS전선 등도 파업이 장기화되면 수출에 큰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은 컨테이너가 아닌 일반 화물차량을 이용해 항공기로 수출하기 때문에 특별한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품 소재업계, 장기화 대비=소재 업계는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지만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준비에 나섰다. SKC·도레이새한 등 대형 소재 업체는 장기화에 대비, 원자재와 재고 물량 비축량을 늘리는 한편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해 물류 협력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급한 물량은 납기를 당겨 파업이 본격화되기 전 최대한 공급을 끝내고 여의치 않으면 납기를 뒤로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항공편 등 대체 수단을 이용한 운송도 고려하고 있다.

 LCD 디스플레이 쪽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낙관하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LGD 측은 “LCD는 대형 유리기판에서 패널과 모듈에 이르기까지 운반 과정에 따른 파손의 우려가 커 특히 ‘정밀 운송’을 요구하는 분야”라며 “지금까지 삼성전자(LCD총괄)와 LG디스플레이 모두 그룹 관계사나 대형 물류업체를 거쳐 정밀 운송 문제를 해결해 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화물 연대 파업에도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 생산·판매에 타격이 없도록 이들 주요 물류 협력사와 개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전국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