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사들이 다양한 파생상품을 출시하고 전 세계 증시 불안으로 파생상품의 변동성도 높아지면서 IT를 활용해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금융공학이 본격적으로 국내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권에 도입되면서 새로운 IT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교보증권은 최근 장외금융파생상품 운용 효율화를 위해 도우컴퓨팅(대표 장한승)과 함께 수치연산가속보드를 활용한 초고속 계산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연산가속보드는 기존 대형서버 중심의 초고속컴퓨팅과 달리 기존 서버와 PC에 가속보드를 장착해 시스템 속도를 높이는 방식. 교보증권은 이를 통해 주가연계증권(ELS) 예상가격 산출에 소요되는 시간을 종전 1∼2분에서 2∼3초 수준으로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교보증권은 8월 초부터 이를 실제로 매매업무에 적용하고 향후 신용상품 등으로 적용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교보증권 장외파생상품팀 관계자는 “초 단위로 가격이 급변하는 주식시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빨리 예상 가격을 산출하는 것이 곧 수익률을 결정한다”고 도입배경을 설명했다.
장한승 도우컴퓨팅 사장은 “금융권에서 다양한 파생상품 출시가 잇따르면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초고속컴퓨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도 파생상품 시뮬레이션을 위해 올 초 벤치마킹테스트(BMT)를 실시하는 등 초고속계산시스템 도입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외 금융권은 파생상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초고속 및 슈퍼컴퓨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세계 상위 500대 슈퍼컴퓨터 가운데 금융분야는 72대로 자원탐사(43대), 연구용(38대)을 크게 웃돈다.
실제로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증권사는 파생상품 개발 및 매매 과정에서 본사에 있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위험성과 예상 수익률을 계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생상품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 툴의 도입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금융공학툴을 제공하는 매스웍스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금융권에서 자사의 금융공학 툴인 매트랩과 툴박스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국민·우리은행 등이 이를 도입한 데 이어 대신·한화·NH투자증권 등도 파생상품을 개발, 선물옵션·스왑 계산 등에 이 툴을 활용하고 있다.
함창만 매스웍스코리아 사장은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파생상품 시대가 열리면서 금융공학 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매트랩은 파생상품 등 상품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 90%까지 단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비용을 줄이면서 계산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초고속 분산처리 기술도 지원한다.
유형준·이호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