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부산물서 고부가 원료 뽑아낸다

전기·전자제품 케이스나 자동차 부품, 폴리에스터 등의 제작 원료를 기존보다 20% 이상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나프타 분해 공정기술이 개발됐다.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수입이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한문희)과 SK에너지(대표 신헌철)는 석유화학제품의 원료 물질인 에틸렌,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나프타 분해공정에서 나오는 C4 부산물을 원료로 부타디엔, 부텐-1과 같은 고부가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제조하는 새로운 공정을 개발, 상용화 단계에 들어갔다고 11일 밝혔다.

C4는 부탄가스·LP가스 형태의 인화성 에너지로만 사용돼 왔으며, 세계적으로 수요가 폭증한 부타디엔, 부텐-1 등을 뽑아내는 원료로 쓰이기는 처음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SK에너지는 이 공정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공정은 크게 ‘아세틸렌 전환 공정’과 ‘올레핀/파라핀 흡착 분리 공정’으로 구성된다. 아세틸렌 전환 공정 기술은 공정 중에 이물질 축적의 원인이 되는 아세틸렌을 제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의 복잡한 후속 공정을 단순화시킬 수 있어 20%의 절감 효과를 낸다.

올레핀/파라핀 흡착분리공정 기술은 C4 혼합물을 미리 올레핀과 파라핀으로 분리함으로써 주로 고부가 유도체를 생산하는 후단 공정의 규모를 획기적으로 줄여 투자비와 에너지를 절감하는 새로운 개념의 기술이다.

‘아세틸렌 전환공정’ 기술의 파일럿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내년 하반기에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에서 연 10만 톤 생산량의 가동을 목표로 설계를 진행 중이다. ‘올레핀/파라핀 흡착분리공정’ 기술은 올해안에 공정 패키지를 완성하고 2010년 상반기에 부텐-1 생산량을 2배로 늘리는 상용화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다.

최선 SK에너지 상무는 “처음부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실제 공정유분을 사용하는 등 현장감 있는 접근을 했기 때문에, 보통 7∼8년 걸리는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일정을 4년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 이진호기자 hbpark@

C4란?= 나프타 분해공정에서 나오는 산출물로 우리나라는 연산 160만톤 규모로 전세계 생산량의 약 10% 수준을 맡고 있다. 그동안 태워서 쓰는 에너지로만 사용돼 왔다. C4 올레핀 유분의 고부가화만이 나프타 분해공정을 사용하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