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3년째 모태펀드, 7000억 `종잣돈` `네 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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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태펀드가 이달 말로 출범 3년째를 맞는다.

 모태펀드는 2005년 ‘제2의 벤처 붐’을 목표로 범정부 차원에서 기획된 벤처활성화 대책의 핵심. 총 1조원으로 벤처캐피털의 벤처펀드 결성 지원 자금으로 사용하고, 이 펀드는 다시 우량 벤처기업에 흘러들어가도록 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민·관 매칭 개념으로 정부는 지원하고 집행은 민간(벤처캐피털 업체)이 한다는 것. 정부는 산업은행 민영화를 통해 탄생하는 한국개발펀드(KDF) 출연을 바탕으로 추가로 1조원을 결성한다는 계획도 있다.

 ◇7000억원 지원해 네 배 시너지=모태펀드 집행·관리기관인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7000억원의 재원이 마련됐으며 내년에는 그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집행실적은 순탄하다. 최근 사모펀드(PEF) 결성이 활기를 띠면서 벤처펀드 자금(투자자·LP)을 확보하는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모태펀드 지원 벤처펀드는 95%가량이 성공적으로 결성됐다. 대부분이 특수목적 펀드라는 것을 감안하면 큰 성과다.

 올 1차 출자예정 펀드까지 모태펀드 출자규모는 6938억원(2004년 중진공 선정 펀드 585억원 포함)이다. 7000억원 재원의 대부분이 집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결성된 벤처펀드는 총 2조6009억원이다. 민간과의 매칭으로 정부 지원자금이 약 네 배의 시너지를 낸 것이다.

 ◇정책적 목표 달성 의지 뚜렷=올 1차까지 총 9차례 지원한 모태펀드는 매번 정책적 목표를 뚜렷이 밝혔다.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만큼 필요한 곳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벤처캐피털 업체는 이것이 오히려 규제로 발목을 잡는다는 불평을 토로한다. 모 벤처캐피탈업체 고위 관계자는 “모태펀드 자금이 들어간 펀드는 규제 때문에 자금을 모으기 힘들다”며 “자통법 이후에는 더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동안 주요 지원 분야를 보면 △2005년(1·2차) 영상·유한회사형(LLC)·기업구조조정(CRC) △2006년(1∼3차) 초기기업·부품소재·문화콘텐츠 △2007년(1∼3차) 특허·CRC·문화콘텐츠 △2008년(1차) 문화콘텐츠·퇴출벤처 인수 등이다. 특허와 문화 분야 펀드가 많은 것은 문화산업진흥기금과 특허청 특허관리자금이 모태펀드에 각각 1000억원 이상 들어왔기 때문이다.

 ◇벤처펀드 결성 확 늘어=모태펀드는 벤처펀드 결성이 활기를 띠는 데 한 몫을 차지했다는 평이다. 벤처버블이 꺼진 후 펀드 결성이 주춤했지만 모태펀드 가동 이후에는 결성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02∼2004년 3년 연속 신규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6000억원대에 그쳤으나 2005∼2007년 3년간은 8986억∼9484억원이었다. 조병식 한국벤처투자 본부장은 “펀드 결성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모태펀드 지원 펀드는 90% 이상 결성되는 등 성과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모태펀드 출자 벤처펀드의 만기는 대부분은 7년. 현재 CRC펀드 1개 외에는 해산된 것이 없다. 모태펀드 출자를 통한 펀드의 실적은 지켜봐야 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