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출근하자마자 하는 일이 있다. 하루의 일정을 체크하며 정갈한 마음으로 오동나무 차판에 찻잔을 올려놓고 차를 음미하는 것이다.
10년 전 42살부터 건강상의 이유로 술과 담배, 육식을 끊고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차(茶)와 가까워지면서 차의 매력에 빠졌다.
처음에는 건강상의 이유로 차를 마셨지만 차의 매력에 더 빠진 것은 오동나무 차판의 몫이 컸다.
몇 년 전 내가 차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가까운 친구가 벼락맞은 오동나무를 직접 껍질을 벗기고 사포질을 해서 손수 차판을 제작해 주었다.
나는 그 친구가 선물해 준 차판의 답례로 내가 즐겨 마시는 보이차, 우롱차, 연꽃차 등을 선물했다. 이후로 이 친구와 나는 둘도 없는 다도(茶道) 동지가 됐다. 술로 가까워지는 친구보다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친구가 차의 향기처럼 더욱 진하고 값진 것을 알게 된 계기가 됐다.
목이 마르거나, 지인들을 만날 때 술을 마시지 않고, 차를 즐겨 마시기 시작하면서 예의 정신과 바른 몸가짐을 갖고 덕을 쌓는 법을 배운다. 또 교육기업인 정상제이엘에스에 몸 담고 있다 보니 교육기업의 본질적 가치와 다도의 정신이 일맥상통한다는 점도 몸소 깨닫는다.
그리고 친구가 직접 만들어 준 오동나무 차판으로 매일 차를 마시며 더욱더 정갈한 마음가짐으로 다례를 지키고 그의 우정에 감사하는 마음을 항상 갖게 된다.
차는 몸을 건강하게 하고, 차를 따르면서 정성과 예의범절을 체득하게 한다. 더불어 이 차판은 나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동시에 지켜주는 중요한 동지로서 앞으로도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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