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90나노 공정을 적용한 대용량 스마트카드 칩을 세계 처음 개발했다. 대용량 스마트카드는 3세대(G) 이동통신용 단말기나 유료 방송 서비스 등에 필수적인 사용자 인증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는 비메모리칩이다. 세계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기술 리더쉽도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카드 칩을 세계 일류화 상품으로 선언한뒤 지난 2006년부터 2세대 이동통신 사용자인증모듈(SIM) 카드용 칩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체 스마트카드 칩 시장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대표 이윤우)는 세계 최초로 90나노 공정을 적용한 288KB EEPROM 용량의 고성능 스마트카드 칩을 개발 완료하고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고 12일 밝혔다. 스마트카드는 손톱만한 크기의 칩에 CPU와 메모리를 탑재한 시스템 LSI 반도체로, 3G 이동통신의 사용자인증모듈(USIM) 카드나 유료 방송 셋톱박스용 사용자 인증카드, 교통카드·신용카드 등에 폭넓게 쓰인다. 내장한 CPU와 메모리를 통해 강력한 암호화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스마트카드에 단순 사용자 인증기능과 더불어 교통·금융·로열티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함께 탑재되면서 메모리 용량도 확대되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스마트카드 칩은 비휘발성 메모리인 288KB급 EEPROM과 16비트 CPU, 16.5KB SRAM, 384KB ROM을 각각 내장한 세계 최대 용량의 제품이다. 이 제품은 특히 미국 상무부가 표준으로 채택한 ‘3-DES’ 대칭형 암호화 알고리듬과 비대칭 암호화 알고리듬 표준인 ‘RSA/ECC’,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암호화 프로세서 ‘토네이도’ 등을 구현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72KB 및 144KB EEPROM을 내장한 스마트카드 칩도 함께 개발함으로써 더욱 포괄적인 제품군을 확보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정칠희 전무는 “미세회로 공정과 보안 프로세서를 적용한 고성능 제품을 남들보다 앞서 선보여 전세계 스마트카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개발한 스마트카드 칩 신제품 3종을 이달중 국내외 스마트카드 업체에 시제품으로 공급하고, 90나노 공정을 적용한 320KB·410KB 플래시 메모리 내장형 스마트카드 칩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부터 스마트카드 칩 양산을 시작한뒤 지난 2006년에는 세계 처음 업계 최대 용량인 1GB급 SIM 카드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시장 조사기관인 ‘프로스트&설리반’은 올해 전세계 스마트카드 시장이 약 40억7000만개에 이르고, 오는 2012년에는 약 75억3000만개 규모로 연평균 17%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한기자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