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외장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에 진출한다. LG전자의 외장 HDD 시장 진출 소식에 중소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12일 관련 업계 및 LG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달 외장 HDD 완제품을 출시한다.
LG전자 관계자는 12일 “USB·키보드·마우스 등 PC 주변기기의 아이템을 넓혀가고 있다”며 “외장 HDD와 함께 다양한 액세서리를 구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 외장 HDD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스토리지사업부를 두고 HDD를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외장 HDD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HDD를 생산하지 않는 LG전자는 HDD 및 외부 케이스까지 전량 OEM을 받아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120·160·250·320Gb 총 네 가지 용량으로 내놓을 예정이며 HDD는 히타치의 2.5인치 제품을 받아쓴다.
LG전자가 외장 HDD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늘어나는 외장 HDD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동영상 및 음악·사진 등 대용량 콘텐츠를 사용하면서 PC에 탑재된 HDD 외에 추가로 외장 HDD를 구매하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외장 HDD는 크기가 갈수록 작아지면서 가격이 내려가 USB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USB에 비해 저장용량이 월등히 크면서도 2.5인치·1.8인치 등 작은 크기의 HDD가 채택되며 휴대도 편리해졌다.
또 자체 브랜드 HDD를 제공함에 따라 PC와 통일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LG전자는 노트북PC·데스크톱PC의 판매 프로모션에 타 업체의 외장 HDD를 받아서 제공해왔다. 자체 외장 HDD가 있으면 프로모션 수요 등 PC사업 및 다른 가전사업과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용산을 중심으로 중소 외장 HDD업체는 100여개에 이른다. 새로텍·버팔로 등 자리를 잡은 업체 및 중국에서 외장 HDD의 케이스를 떼다가 단순 조립·유통하는 영세업체도 많다. 막대한 자금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지니고 규모의 경제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대기업이 이 사업에 진출하게 되면 일대 조정이 불가피하다.
한 외장 HDD업체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100여개의 USB업체가 있었으나 삼성전자·LG전자가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현재는 대거 정리가 된 상태”라며 “중소업체끼리 경쟁하는 것도 힘에 부친데 대기업과 경쟁할 것을 생각하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차윤주기자 cha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