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IB사업` 덕본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06년 자회사인 미래에셋맵스를 통해 중국 상하이의 푸둥지역 건물 매입에 225억원의 지분을 투자했다. 이 회사가 매입한 부동산의 가치는 현재 50% 넘게 뛰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의 수익 기반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 같으면 하락장에서 속절없이 손해를 바라봤지만 최근 양상은 좀 다르다. 물론 하락장에는 예탁금이 줄고 회전율도 떨어져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탁수수료(브로커리지) 수익이 주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평균 60∼70%에 달하던 수탁수수료 비중이 점차 줄면서 자산관리·IPO·채권 등 투자은행(IB) 분야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 수익 다각화 ‘결실’=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순수익에서 수탁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28.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금전신탁과 장외파생상품, 펀드, 자기자본투자(PI) 등으로 구성돼 안정된 수익을 내고 있다. 또 최근에는 공기업 퇴직 연금 유치에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지난 4분기(1월∼3월) 주가가 큰 폭 하락했음에도 325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동기 대비 13%, 전기대비 3% 증가세를 유지했다.

아직 비중은 낮지만 IPO도 증권사들의 차세대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분야에선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한국투자증권. 올해 상장 완료한 기업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기업만 총 13개로 전체 건수의 32.5%에 이른다.

기업 규모면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이 앞선다. 재상장을 확정한 진로를 비롯해 이어 롯데건설, 해태제과, SK C&C, 금호생명, 명문제약 등 대형 IPO 유치를 성사시켰다.

여기에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웅진홀딩스의 사모전환사채 1500억원 투자를 비롯해 탑엔지니어링, 롯데관광개발, 농심홀딩스 등의 사채를 대거 인수하면서 외국인이 독식하던 사채발행 분야에서도 강점을 나타내고 있다.

전형덕 우리투자증권 홍보팀 과장은 “ 최근 3년간 우리투자증권의 수탁수수료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며 “이는 그간 자통법에 대비해 IPO·채권투자·자기자본투자(PI)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사 수익원 다양화 여전히 숙제=하지만 이러한 증권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시전문가들은 여전히 국내 증권사의 수익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소형사는 브로커리지 수입 의존도가 커 신규 증권사의 잇따른 참여와 맞물려 경쟁이 심화되면 수익성 악화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이진호 증권연구원 박사는 “자통법 시대란 무한 경쟁을 앞두고 수수료 인하 경쟁은 보다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IB 업무 등 다양한 수익기반이 없는 증권사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경민기자 kmlee@

자료 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