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의 패권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그룹 계열사 간 사업 구조에 대대적인 손질을 가한다.
차세대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선점하려는 차원에서 삼성SDI의 OLED사업부와 삼성전자의 OLED 연구조직을 합쳐 별도 법인을 신설한다. LCD에 밀려 시장입지가 점점 좁아진 PDP 모듈 사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삼성SDI의 PDP사업부를 삼성전자의 TV 사업조직에 넘기기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세계 최고의 AM OLED 양산경쟁력을 보유한 삼성SDI의 OLED사업부와 삼성전자의 AM OLED 연구조직을 떼어내 독립 법인을 신설하기로 최근 결론내고, 다음달 15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또 삼성SDI PDP 모듈 사업과 삼성전자 TV사업부(VD)의 구조조정을 통해, PDP 모듈 사업의 체질 개선과 TV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동시에 노리기로 했다. 삼성은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전략기획실 해체 직전 이 같은 대규모 구조개편 방안을 내놓은 뒤 최근 조직개편과 인사 직후 내부적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신설하는 AM OLED 독립법인은 가칭 ‘삼성(S) 모바일디스플레이’로 이르면 다음달 15일 발표 직후 설립될 예정이다. 특히 신설법인은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합작형태로 가되, 향후 대규모 양산투자에 대비해 자금 대부분을 삼성전자가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각사에 흩어진 AM OLED 기술 역량을 결집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삼성SDI가 세계 최초의 4세대 AM OLED 양산 경험을 갖춘데다 삼성전자 LCD총괄의 박막(TFT) 기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의 AM OLED 선행기술 개발 역량을 합치면 확실한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삼성은 또 삼성SDI의 PDP 모듈 사업을 연내 삼성전자 TV사업에 넘기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현재 LCD가 시장의 대세를 굳힌 상황에서 삼성전자 TV사업부가 소화하는 PDP 모듈 물량 외에 향후 외부 판매는 더욱 어렵다는 판단에서 체질 개선 및 시너지 효과를 함께 노리겠다는 뜻이다. 이 방안이 현실화하면 삼성의 PDP 사업구조는 일본 마쓰시타 및 LG전자와 유사한 형태로 바뀌는 동시에, 삼성SDI는 앞으로 전지·에너지 전문 계열사로 다시 태어날 전망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방안(AM OLED 합작사 설립 및 PDP 구조개편)이 현실화하려면 각 계열사의 주주 관계를 비롯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면서 “아직은 (결론을) 언급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
연구조직 통합으로 시장 선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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