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올 연말까지 세계 최초로 4개 주파수 동시 관측이 가능한 우주전파관측 시스템을 갖춘다. 특히 86㎓와 129㎓ 등 고주파 대역까지 관측할 수 있어 관측 범위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석재)은 올 연말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사업에서 탐라(제주)와 울산 전파천문대 시험운영을 최근 성공적으로 마쳤고, 다음달부터 연세 전파천문대 시험 운영에 돌입한다고 15일 밝혔다. 시험운영을 마치면 9월 탐라, 10월 울산, 12월 연세 순으로 개소식을 가지고 실제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KVN 건설사업은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을 통해 초정밀의 우주관측과 지각운동 등을 연구하기 위한 것으로, 허블우주망원경보다 수 십배 이상의 정밀도를 갖는다. 현재 서울 연세대·울산 울산대·제주 탐라대에 각각 지름 21m 크기의 전파망원경이 설치됐다.
이 전파망원경에는 하나의 망원경으로 22·43·86·129㎓의 4개 주파수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신기술이 적용됐다. 지금까지 22·43㎓를 동시 관측할 수 있는 전파망원경은 있었지만, 고주파 대역을 포함한 4개 주파수 동시 관측 망원경은 세계 최초다.
정현수 천문연구원 KVN 그룹장은 “특히 129㎓ 대역을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은 세계 최초”라며 “이 망원경을 통해 기존에 보지 못하던 우주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고, 열심히 노력하면 노벨상감의 발견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VN 사업은 또 3개의 망원경을 삼각형으로 연결하게 되면 지름 480㎞로 남한 크기와 맞먹는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측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파 대역의 정보까지 관측할 수 있다. 한반도와 제주도 등의 지각운동을 수천㎞ 떨어진 거리에서 수㎜의 오차로 측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첨단 장비를 바탕으로 국제 공동연구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학문교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 그룹장은 “우리나라는 천문연구 분야에서 중위권 수준이지만 이번 KVN 시스템이 구축되면 초일류 국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건호기자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