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천수답` 증권사

 지난주 국내 증시가 고유가 습격과 중국의 금리 인상으로 급락했다.

 월요일인 지난 9일 1832.35포인트를 기록했던 코스피지수는 금요일인 13일 1747.35로 마감하며 85포인트나 급락했다. 대외 변수가 요동치는 탓에 투자자들의 마음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요즘 증시를 ‘천수답 장세’라고 한다. 유가와 중국 그리고 미국까지 겹친 대외변수의 눈치만 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장세를 지켜보는 요즘 중소형 증권사 임직원의 모습이 천수답처럼 답답해 보인다. 고객의 수익이 줄까봐 걱정도 하겠지만 증권사 자체의 수익이 크게 줄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증시가 횡보장에서 하락장으로 바뀌면서 고객 예탁금이 대거 줄었고 수수료 수익의 기반이 되는 회전율도 떨어지고 있다. 일부 대형사를 제외한 대부분 증권사들이 순수익 중 위탁 매매 수수료(브로커리지) 비중이 60%를 넘는 현실에서 수익 하락은 어쩔 수 없다. ‘비가 오고 해가 뜨길 기다리는’ 천수답처럼 오로지 지켜볼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불붙으며 수익점을 찾기도 쉽지 않다. 천수답에 가뭄이 들면 하늘만 바라보며 비가 오길 기다리듯 브로커리지에 의존하는 증권사들도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못하면 외부 악재가 해소되길 기다리기만 하는 실정이다.

 자본시장통합법의 발효가 이제 8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기존 54개 증권사 외에 신규증권사 10여개가 더 참여할 예정이다. 여기에 증권사끼리의 경쟁만이 아니라 대형 은행은 물론이고 투자은행(IB)의 경험을 두루 갖춘 외국계 증권사와도 승부해야 한다.

 천수답처럼 우리 증권사들도 고객의 수수료 수익에만 의존해선 살아남기 어렵다. 이제 IB가 됐건 채권이나 부동산이 됐건 어떻게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지가 관건이다.

 이경민기자<경제교육부>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