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별 300컨테이너 물류 꽁꽁"

화물연대 운송 거부가 사흘째 이어지면서 이에 따른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주요 가전·자동차 등 대형 업체는 수출입 원자재 수입이 중단되고 육상 운송이 마비되면서 제품 출하에 애를 먹고 있다. 일부 부품소재 분야 중소 전자업체는 올해 들어 연이은 단가 인하 압력과 원자재 상승에다 물류 마비 사태까지 겹친 ‘삼중고’에 시달리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한 전자업계는 공장별로 하루 평균 300여개 컨테이너 수출 물량 운송이 막혔다.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LG전자 창원공장만 해도 하루 300개 컨테이너 수출 물량 선적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하루 5000∼7000대 수출 가전 제품이 사실상 발목이 잡힌 셈이다.

 삼성전자 광주공장은 전체 물량 중 70%가 나가는 광양만이 막혀 부산항 등으로 수출 항구를 전환하고 있지만 일시적으로 물량이 몰리면서 적체 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광주와 광양 구간의 육상 운송이 거의 마비되면서 광주공장의 수출과 원자재 수입이 사실상 중단됐다.

 수출 규모가 큰 자동차 업계도 현대차 울산공장의 생산 차량 탁송을 맡고 있는 화물연대 울산지부 소속 현대 카캐리어 분회 운송 거부로 탁송률은 50%에 그치고 있을 정도로 타격을 받고 있다.

 중소 부품소재 업체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잉크를 수출하는 A사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해외로 나갈 제품이 갈 곳을 잃어버렸다. 일반 부품업체와 달리 제품의 특성상 컨테이너 화물 차량 이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잉크의 원료가 되는 석유화학물질 가격 상승과 포장재로 사용되는 박스 값도 올라 회사 측은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리는 마땅히 떠오르는 대안이 없다”면서 “제품 가격 인상분도 한참 후에나 이뤄지기에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무역협회는 14일 오후 6시까지 수출 54개사 1175만달러, 수입 30개사 302만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중소업체가 신고한 액수에 불과하며 지식경제부의 추산에 따르면 운송거부 사흘 동안 수출이 6억4100만달러, 수입이 6억7800만달러로 총 13억1900만달러의 수출입 차질이 발생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파업이 1주일 이상 장기화하면 기업 수출 거래가 끊어지는 등 피해가 치명적이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날 우려가 있다”면서 “정부와 화주, 물류업체, 화물연대가 원만한 협의로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