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아시아 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뱅크를 향해!’
국민은행(은행장 강정원)이 수립한 비전이다.
구체적인 목표도 나왔다. 해외 네트워크를 늘리고 해외자산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동서남아시아·독립국가연합(CIS) 등 세 곳을 중심으로 하는 ‘KB 트라이앵글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인수합병(M&A)이 제도적으로 가능한 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 등은 은행 소유 제한이 없어 현지은행 인수를 직접 추진한다. 외국인 자본취득이 제한돼 있는 중국·베트남 등은 소수 지분을 획득하고 전략적 제휴로 경영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이외 지역은 사무소·현지법인 등을 설립해 현지시장을 배우고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아시아 시장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확신한다. 문화적 유사성 그리고 지리적 인접성이 높아, 국내에서 인정받은 금융시스템 그리고 자본력은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지 영업을 가능하게 하는 영업 심사 업무지원을 분리한 글로벌 수준의 운영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과거 해외 교민과 한국기업 서비스에 국한됐던 진출전략을 확대해, 해외 현지기업과 현지국민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진입 초기에는 부유층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금융 및 주택금융 등을 취급하고 이후 성숙단계에 진입하면 현지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신용카드·신용여신·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등의 업무를 취급한다는 구체적 방침도 수립했다.
이 같은 확실한 전략과 비전은 서서히 실현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은행으로는 최초로 중앙아시아의 금융허브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알마티에 사무소를 개소했으며 이후 중국 광저우 지점, 베트남 호찌민 사무소, 우크라이나 키예프 사무소 등을 잇달아 오픈했다. 또 올해 들어서는 카자흐스탄 BCC 지분 50.1%를 인수하기로 의결하기도 했다. 이 투자는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M&A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은행 측은 “BCC 인수는 지금까지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에 비해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은행은 해외 진출 전문인력도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현지화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에 6개 국가의 현지 인력을 1·2차에 걸쳐 20명을 선발해 국내에서 교육시켰다. 현재는 각 본부부서에 배치해 분야별 전문가로 양성하고 있다. 향후 해외 네트워크를 17개 지역으로 늘리고 현재 1.2% 수준인 해외자산의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2010년엔 8%, 2015년에는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은행은 국가별 특성과 규제에 따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진출 모델을 갖고 접근 중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갈고 닦은 은행의 선진금융 시스템을 아시아 내의 신흥 금융시장에 이전해 지속적인 신수익원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