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만 안 울렸을 뿐 이제 세계 자본시장과의 경쟁은 시작됐다.”
내년 2월 자통법 시행령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의 변화가 눈부시다. 앞으로 7개월 후에는 국내 증권사들이 무한경쟁으로 내던져진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기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위탁수수료 비중을 낮추고 다양한 수익 확보를 위해 기업상장(IPO), 인수(M&A), 회사채 인수 등 다양한 영역으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덩치 키우기와 금융시스템 수출을 위한 해외시장 진출에도 한창이다. 자통법 시행으로 증권사들은 대형 은행은 물론이고 외국계 글로벌 투자은행(IB)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규모의 경제가 필수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자통법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주문한다. 덩치가 클수록 사업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앞다퉈 자본금과 자기자본을 늘리면 투자 확대를 위한 안간힘을 쏟고 있다. 또 여력이 된다면 M&A도 불사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이 3375억원의 유상증자를 한 것을 비롯해 굿모닝신한증권도 5000억원 증자로 자본금 1조3000억원, 자기자본금 1조5000억원으로 키웠다. 이 밖에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도 각각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장했다.
수수료 경쟁이 치열한 국내 대신 해외로 향하는 발걸음도 빨라졌다. 미래에셋증권이 한국의 금융시스템 수출을 목표로 지난해 1월 홍콩법인을 설립하며 아시아태평양 리서치조직을 출범시켰다.
베트남에도 합작법익을 세웠으며 현재 브라질·미국·영국·인도 등에도 현지 증권사를 설립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IB 전략으로 내세우며 해외 네트워크 구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브라질·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베트남·카자흐스탄 등 향후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신흥 국가들의 대표 금융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협력관계를 지속해 오고 있다.
이 밖에 굿모닝신한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세계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들이 내놓는 또 다른 전략은 철저한 차별화다. 남들과 똑같은 전략으로는 승부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형 증권사들도 틈새 전략을 펴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라도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등과 비교할 때 총자산 규모는 100분의 1, 자기자본 규모는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장과 경쟁력 분석을 통해 전략을 차별화해야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