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용 연성회로기판의 원자재로 쓰이는 연성동박적층판(FCCL) 시장이 국내 대형 업체 위주로 재편됐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FCCL 업체들이 가격과 향상된 품질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그간 시장을 주도해 오던 일본 신일본제철·아리자와 등 외산 제품들을 밀어냈다.
작년 중순까진 외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을 차지하며 국산 제품을 앞섰으나 지나난 1분기를 기점으로 국산 업체들이 역전에 성공, 현재 국산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했다. 한때 우후죽순처럼 생겼던 FCCL 생산 업체들이 3층 제품의 경우 한화L&C와 이녹스, 2층 제품의 경우 두산전자BG·LG화학·SD플렉스 등으로 정리되면서 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
이는 국산 제품의 품질이 많이 향상됐을 뿐 아니라 엔화 강세로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이 향상됐고 고객사에 대한 신속한 지원이 가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FCCL의 원재료인 폴리이미드(PI) 필름도 국산화가 진행되면서 국내 업체들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도 원인이다. 또 작년 말부터 할로겐이 들어있지 않은 친환경 제품들이 새로 도입되면서 국내 업체와 외산 업체가 비슷한 출발점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3층 FCCL 업체 관계자는 “최근 국산 제품 시장점유율이 최고 70%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산된다”며 “외산 FCCL 제품이 적용된 기존 휴대폰 모델이 시장에서 단종돼 가면서 하반기엔 자연스럽게 대부분 국산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업체가 줄어들면서 살아남은 업체들의 경우 지속된 단가 하락 압박 등으로 악화된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세희기자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