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제주에서 열린 제8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 재무장관은 글로벌 위기의 주 원인인 유가와 곡물가의 안정을 위한 공동노력에 합의했다. 또 인프라 개발이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회원국 간 민간투자 관련 정보공유 및 능력개발을 위한 ‘제주 이니셔티브’를 채택했다.
ASEM 재무장관회의는 16일 행사가 폐막된 후 채택된 의장 성명서에서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폭등하는 유가 및 곡물 가격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과 인플레이션 압력 등 경기하방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의를 마친 후 “고유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수요 공급 측면에서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에너지 효율성을 제고하면서 원유 수요국과 생산국 간에 건설적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수출국의 생산 여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늘릴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재무성 장관도 “기본적으로 유가와 식량 상승은 수급 불균형 때문으로 보고 있으며 투기성이 있는지 정확한 데이터가 필요해 이를 조사해달라는 메시지를 국제기구에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한국은 ASEM 회원국 간 민간투자 관련 정보 공유 및 능력개발을 위한 ‘제주 이시셔티브’를 제안하고 회원국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로써 아시아 역내 민간투자 네트워크(가칭 APEN)를 구축하고 유럽 네트워크와 연계해 그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향후 ASEM 회원국으로 구성되는 제주 이니셔티브TF에서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결정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유럽의 경험을 살린 아시아 경제 통합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각국 재무장관은 점진적이고 실용적으로 전개됐던 유럽의 경제통합 경험이 아시아의 역내 경제협력 제고에 유효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아시아의 역내자금 지원 제도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 노력이 역내 경제통합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하고 효과적인 역내 경제점검 체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불어 각국 정부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마이크로파이낸스에 더 역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장관들은 마이크로파이낸스가 개도국과 선진국 모두에서 경제발전과 사회통합을 제고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데 동의하고 마이크로파이낸스의 특수성을 감안해 법·규제체계의 정비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한국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도록 법과 제도를 고치고 기업친화적인 경제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FTA 등 대외개방을 적극 추진하고 산업단지 설립기간 단축, 법인세율 인하 등 외국인이 불편 없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고 높은 세금은 내리는 한편 한미 FTA 비준과 더불어 EU 등 5개국과는 이른 시일 내에 FTA 타결을 이끌어낼 계획”이라며 “세계사에 유례없는 산업화의 성공을 토대로 새로운 경제발전 시스템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