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 석탄을 이용한 합성석유(CTL) 제조설비 건설이 첫발을 내딛었다. 상용 시설이 아닌 미니 파일럿급 시설이지만 CTL의 경제성이 높고 청정 연료인데다 최근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주목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한문희)는 지난 16일 ‘15bpd급 석탄이용합성석유(CTL) 제조설비 기본 및 상세설계 용역’ 제안을 마감했다. 4∼5개 업체가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구원은 이달 말까지 용역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오는 2009년까지 설비 건설을 마치고 2010년 CTL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후엔 2011년까지 각종 데이터를 수집, 300bpd 급 시설의 설계 및 건설에 활용할 방침이다.
하루에 15배럴의 합성석유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15bpd)로 상용급(하루 1만5000∼2만배럴 생산)으로 분류되는 설비와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국내서 실험실 수준을 벗어난 CTL 제조설비가 만들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국내 기술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CTL은 청정연료인 데다 고유가 상황에서 경제성도 부각돼 새삼 관심을 끌었다. CTL은 생산 도중 기본적으로 황 등의 유해물질의 정제 과정을 거친다. 탄화수소와 CO, NOx, 입자상 물질 등 유해, 온난화 물질의 배출이 일반 디젤유에 비해 5∼85% 감소되는 등 환경성이 우수하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 1톤의 석탄으로 1.5∼2배럴의 합성석유를 생산할 수 있어 생산비가 배럴 당 80달러 정도로 낮다. 국내서 생산된 CTL은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돼 세제 지원 대상이기도 하다.
더욱이 석탄은 향후 200년가량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매장량이 풍부하고 원유처럼 특정 지역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해외서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솔’이 간접액화 방식으로, 미국의 HTI가 직접액화 방식으로 CTL의 상용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구원 측은 기술개발을 벗어난 첫 CTL 제조 시설인데다 국내 기술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합성석유연구단 김학주 박사는 “CTL의 장점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며 “우리나라가 주목하는 간접액화기술을 보유한 사솔은 기술 수출 의사가 없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처음으로 시설을 만든다는 게 중요한 점“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석탄이용 합성석유(coal to liquid, CTL)=석탄을 액화, 석유로 만든 것으로 제조 공정엔 직접액화와 간접액화방식이 있다. 우리나라는 간접액화기술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간접액화는 석탄을 수증기 및 산소와 반응시켜 가스로 전환시키고, 가스화 생성물에 포함된 먼지와 황화합물 등 불순물을 제거한 후 촉매와 반응시켜 탄화수소화합물(합성석유)를 얻는다. 합성석유에서는 기존의 정유시설을 통해 원유와 유사한 각종 가스 및 석유화합물을 추출할 수 있다.
최순욱기자 choisw@